파주 문산서 진주 문산 돕기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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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문산(汶山)읍 주민들이 태풍 '매미'로 재해를 당한 경남 진주시 문산(文山)읍 주민들을 돕기 위해 보은(報恩)의 복구지원 활동에 나섰다.

두 지역의 인연은 1996년 임진강 대홍수로 파주 문산읍 시가지 전체가 물에 잠겼을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진주 문산읍은 남강청년회의소 회원들이 중심이 돼 4.5t 트럭 두 대 분의 생필품을 파주 문산으로 보내왔다. 99년 또다시 시가지가 침수됐을 때는 진주 문산 주민들이 직접 삽을 들고 찾아와 복구를 도왔다.

이번에는 진주 문산읍이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문산천이 일부 범람하는 바람에 저지대 32가구가 침수되고 배.감 등 과일 50~90%가 떨어지는 피해를 보았다. 이 같은 소식을 들은 파주 문산읍 이장단 30여명은 16일 오후 긴급 회의를 열고 진주 문산을 돕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즉석에서 1차 수해복구 지원단을 결성했다. 북파주농협도 농업 피해가 심하다는 소식에 10명의 인력을 지원했다.

이장단과 농협 직원.문산읍 환경미화원 등으로 구성된 50여명의 지원단원들은 이날 오후 10시에 4백여㎞ 가량 떨어진 진주시 문산읍 삼곡리를 향해 출발했다.

버스와 승합차 두 대에 세척제와 휴지 등 생필품과 삽.곡괭이 등 복구장비를 싣고 갔다. 이장단은 우선 현장에서 진주 문산읍과 삼곡리 주민의 의견을 듣고 필요한 장비와 물품.인력을 파악한 뒤 조만간 대규모 2차 지원단을 결성해 내려보낼 예정이다.

민병호(閔丙浩.57) 파주시 문산읍 이장단 대표는 "우리가 수해를 당해 실의에 빠져 있을 때 진주 문산 주민들이 베풀어준 따뜻한 도움을 결코 잊을 수 없다"며 "수해의 아픔을 잘 아는 우리가 이런 때 작은 힘이나마 보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파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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