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기획] 땀의 계절 성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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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덥다. 벌써 여름인가? 민소매를 입은 이들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미니스커트로 멋을 내며 더위를 재촉하는 여성들도 부쩍 늘었다. 이들에게 여름은 '기대 반, 설렘 반'이다. 자신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최상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름이 다가올수록 '걱정 반, 두려움 반'으로 떨고 있는 이들도 있다. 왜? 바로 '땀' 때문이다. "그까짓 땀 때문에 여름을 싫어해?"라고 되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땀 냄새 때문에 고생하는 이들은 안다. 여름이 가장 '혹독한 계절'임을 말이다.

백성호 기자

이들은 악수조차 겁이 난다. 무심코 잡은 손이 축축할 때의 당혹감, 그런 표정을 상대방 얼굴에서 읽을 때는 난감하기 짝이 없다.뿐만 아니다. 퇴근 시간, 사무실에서 일어설 땐 바지가 흠뻑 젖어 있기 일쑤다. 의자에 밴 땀 때문이다. 그래서 빨강·파랑 등 색깔이 짙은 옷은 엄두도 못 낸다. 겨드랑이에서 나는 땀 냄새는 더한 곤욕이다. 지하철이나 버스, 혹은 옆 자리에 앉은 사람의 눈치를 계속 살펴야만 한다. '혹시라도 인상을 쓰진 않나'하고 말이다. 그런데 땀은 인체에 고마운 존재다. 체온을 조절해 주는 일종의 냉각장치이기 때문이다. 날씨나 운동 때문에 체온이 37도 이상 올라가면 적게는 190만, 많게는 240만 개에 달하는 땀샘에서 땀이 나온다. 축구 선수가 한 경기를 뛰었을 땐 약 4ℓ, 마라톤 선수가 풀코스를 완주했을 땐 약 6ℓ의 땀을 흘린다고 한다. 물론 체온 조절과 혈액 순환을 위해서다. 이런 땀의 99%는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문제는 어디에서 땀이 나느냐다. 손이나 발바닥, 겨드랑이에서 유독 땀이 많이 난다면 신경을 써야 한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긴장, 아니면 유전적 요인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름'을 포기해야 할까? 그러긴 이르다. 나름의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땀 배출 막는 약 효과적…냄새 없애는 스프레이도

땀이 너무 많이 나는 '다한증'에는 바르는 치료제가 있다.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한국스티펠의 '드리클로'는 일시적으로 땀구멍을 막아 땀의 배출을 원천적으로 막는 약이다. 손이나 발에 주당 1~2회 발라주면 땀걱정을 덜 수 있다. 드리클로는 땀이 날 때보다 자기 전에 바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페이스샵에서 나온 리프레시 데오도란트는 땀구멍을 막진 않는다. 대신 땀 냄새를 덮어주는 스프레이 타입이다. 한 번 뿌리면 24시간 효과가 지속된다. 그러나 향수와 함께 뿌리지 않는 게 좋다. 스프레이를 뿌린 후에 배출되는 땀과 향수가 섞이면 땀 냄새가 더 자극적일 수도 있다. 니베아.유니레버.태평양등에선 다양한 타입의 데오그란트 제품을내놓고 있다. 만약 바르는 치료제를 썼는데도 땀 냄새가 계속된다면 주사 요법이나 수술 요법 등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냄새 제거용 티슈로 닦아 주세요…곰팡이균 싹~

여름철 발 냄새로 고민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사무실에서 구두를 벗은 채 지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식당에서 신발을 벗고 방으로 들어갈 땐 더욱 신경이 쓰인다. 그럴 땐 발 냄새 제거용 티슈(헤파의 마이풋 티슈)를 사용할 만하다. 티슈에 함유된 알코올과 박하 성분의 휘산 작용이 발을 건조하게 만든다. 또 고농도의 프로폴리스 성분은 발에서 기생하는 곰팡이 균을 제거, 발 냄새의 원인을 없애고 무좀도 예방해 준다. 이밖에 구두 속에서 발가락과 뒤꿈치만 살짝 가려 주는 양말인 히든삭스도 있다.

고기,커피,부추,찬 음식 NO 야채, 발효 음식 YES

땀 냄새를 줄이기 위해 식사 조절은 기본이다. 우선 육류보단 해조류와 야채류, 또는 김치 같은 발효 음식이 좋다. 육류를 섭취하고 흘리는 땀에는 미생물이 낄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물론 냄새도 독해지게 마련이다. 고기를 먹을 때 따라오는 후추 등 자극성 강한 향료도 땀 배출을 촉진한다. 특히 마늘은 '요주의 음식 1호'다. 마늘은 섭취 후 아주 쉽게, 아주 빨리 땀샘으로 배출되는 음식물이다. 술과 담배, 커피, 부추 등도 피하는 게 좋다. 알코올과 카페인은 땀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뜨거운 음식은 물론 너무 찬 음식도 가려야 한다. 갑자기 찬 음식이 들어오면 위장은 체온이 떨어진 것으로 인식한다. 결국 위장은 체온 조절을 위해 활발하게 운동을 하게 되고, 땀도 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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