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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작년 5월 “심상정·노회찬·김종대 한 방에 날려버릴 것” 트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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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드루킹’ 김동원씨의 과거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드루킹은 지난해 5월 16일 트위터에 “야, 정의당과 심상정 패거리들… 너희들 민주노총 움직여서 문재인 정부 길들이려고 한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내가 미리 경고한다”며 “지난 총선 심상정·김종대 커넥션 그리고 노회찬까지 한 방에 날려버리겠다. 못 믿겠으면 까불어보든지”라고 적었다. 당시 드루킹의 댓글 조작 행각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2016년 총선 언급하며 정의당 비판 #노회찬에게 돈 건넨 시기와 비슷

지난해 5월 16일 전후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드루킹 글이 게재되기 나흘 전인 지난해 5월 12일, 청와대는 반부패비서관으로 박형철 변호사를 임명한다. 이튿날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가 반노동 범죄를 비호하고 변호한 자를 반부패비서관에 임명하는 것에 하자가 없다고 한다면 스스로 노동 지옥의 나라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비서관이 부당노동행위 논란을 일으켰던 갑을오토텍의 사측 변호를 맡았던 걸 문제 삼은 것이다. 당시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도 “(박 비서관 임명에) 노동계와 국민이 큰 우려를 갖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정의당이 박 비서관 인선을 비판하자 이번엔 문 대통령의 극렬 지지층이 정의당을 맹공하고 나섰다. 드루킹 역시 당시엔 현 정부에 등을 돌리지 않았던 터라 이 같은 정의당 비난 기류에 합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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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트윗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대목은 ‘지난 총선’이란 시점이다. 최근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드루킹이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던 도모 변호사가 2016년 3월께 경기고 동창인 노 원내대표에게 불법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건넨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드루킹이 트위터에서 콕 집었던 ‘지난 총선’(2016년 4월)과 2016년 3월은 시기가 비슷하다.

트위터에 등장하는 심상정·김종대 의원이 드루킹과 같은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2016년 10월 3일 경기도 파주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 선언 9주년 행사’를 공동 주최한 건 드루킹이 이끄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과 정의당 고양·파주 지역위원회 등이었다.

이 행사에서 심상정 당시 정의당 대표는 기념사를, 김종대 정의당 의원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은 기념 강연을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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