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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영결식 참석 거절한 마린온 유가족 "뒤늦은 조문은 모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3일 오전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내 김대식 관에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추락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의 합동 영결식이 해병대장(葬)으로 거행되고 있다.고 김세영 중사의 여동생이 오열하며 오빠의 영정을 어루만지고 있다. [뉴스1]

23일 오전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내 김대식 관에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추락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의 합동 영결식이 해병대장(葬)으로 거행되고 있다.고 김세영 중사의 여동생이 오열하며 오빠의 영정을 어루만지고 있다. [뉴스1]

해병대 마린온 헬기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 유가족들이 23일 청와대의 조문에 항의하며 청와대 비서관의 영결식 참석을 거절했다. 해병대 장병 5명에 대한 합동 영결식은 이날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도솔관에서 해병대장(葬)으로 엄숙하게 열렸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은 이날 오전 영결식장에 도착했으나 유족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유족들은 “조문 기간이 지나 뒤늦게 영결식장을 방문한 것은 조문이 아니라 모욕”이라며 입구에서 김 비서관을 돌려보냈다.

23일 오전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내 김대식 관에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추락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의 합동 영결식이 해병대장(葬)으로 거행되고 있다.유가족들이 순직자들의 영정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뉴스1]

23일 오전 경북 포항 해병대1사단 내 김대식 관에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추락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의 합동 영결식이 해병대장(葬)으로 거행되고 있다.유가족들이 순직자들의 영정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뉴스1]

한 유족은 “문재인 대통령은 낚싯배 사고 났을 때는 긴급 성명을 내더니 군 장병이 순직했는데에도 참으로 일찍도 조문객을 보낸다”고 말했고, 다른 유족은 “자유한국당에선 조문하러 왔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어떻게 한 명도 안 와보느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비서관은 영결식을 도솔관 2층에서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지난 17일 사고가 난 이래 23일 열린 영결식 전까지 분향소에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조화만 보냈을 뿐 조문 인사를 파견하지 않았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분향소나 영결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조화를 보내고, 안규백 국방위원장과 김병기 국방위원이 방문한 것이 전부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지난 22일 오후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이주영 국회 부의장과 국방위 간사 백승주 의원, 홍철호 비서실장, 윤영석 수석 대변인, 김선동 여의도연구원장, 강석호·김명·이완영·김정재·김석기·이종명·윤종필·송언석·박명재 의원 등 주요 당직자와 경북 출신 국회의원들이 대거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후 청와대 부속청사에서 영화 '허스토리'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후 청와대 부속청사에서 영화 '허스토리'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일부 유족은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직원들과 영화를 관람한 것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청와대는 22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김 여사가 지난 20일 직원들과 청와대에서 특별상영된 영화 ‘허스토리’를 함께 봤다고 올렸다.

숨진 박재우 상병의 고모인 박영미씨는 영결식장에서 “외국에선 한 장병의 생명도 헛되이 다루지 않는다”며 “5명이 숨졌는데도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아내로서 김정숙 여사의 영화관람이 과연 적절한 처신인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이들의 죽음은 내 친구, 내 친지, 내 동료의 죽음”이라며 “영결식이 끝나기도 전에 트위터에 영화 관람 소식을 알리는 것이 과연 순직 장병들에 대한 진정한 예우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영결식에 우리가 함께하지 못했지만 참으로 비통한 심정”이라며 “다시 한 번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리고 유족들에게도 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오늘 헬기사고로 순직한 장병들의 영결식이 열린다. 안타까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슬픔이 얼마나 클지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장병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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