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폭염 속 에어컨 없는 ‘강북 한 달 살이’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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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강북구 삼양동의 2층 옥탑방에서 강북 '한 달 살이'를시작하며 부인 강난희 여사와 부채를 함께 부치고 있다.  박 시장은 조립식 건축물 2층 옥탑방(방 2개, 9평(30.24㎡))에서 다음 달 18일까지 기거하면서 지역 문제의 해법을 찾고 강남북 균형발전을 방안을 모색한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강북구 삼양동의 2층 옥탑방에서 강북 '한 달 살이'를시작하며 부인 강난희 여사와 부채를 함께 부치고 있다. 박 시장은 조립식 건축물 2층 옥탑방(방 2개, 9평(30.24㎡))에서 다음 달 18일까지 기거하면서 지역 문제의 해법을 찾고 강남북 균형발전을 방안을 모색한다. 사진공동취재단

'강북에서 한 달 살기'를 예고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강북구 삼양동의 한 단독주택 옥탑방에 짐을 풀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5시쯤 부인 강난희 여사와 함께 삼양동 동네 주민들과의 인사를 시작으로 한 달간의 강북 한 달살이에 들어갔다.

박 시장이 입주한 집은 우이신설선 솔샘역 언덕길 중간에 위치한 한 단독주택 2층 옥탑방이다.

9평(30.24㎡) 규모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면에 화장실이 보이고, 양옆으로 방 2개가 있다.  박 시장은 이곳에서 수행비서와 방 한 칸씩을 나누어 사용한다. 강 여사는 이곳을 가끔 들를 예정이다.

박 시장은 시민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시정을 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지키기 위해 이날 저녁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이곳에서 서울시청으로 출퇴근한다.

이날 간단한 가재도구를 챙겨 옥탑방으로 이사 온 박시장은 "옥탑방이니까 덥겠다. 저야 낮에는 일하러 가니까 주민들은 진짜 힘드실 것 같다"며 이사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책상머리 정책은 2차원이지만 시민들 삶은 3차원이다. 현장에 문제의 본질도, 답도 있다. 동네, 나아가 강북 전체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날 집에서 사용하던 작은 앉은뱅이 책상 하나, 간이 행거, 이불, 선풍기 2대를 들고 왔다. 에어컨은 없다.

이 옥탑방은 비어 있던 집으로 서울시는 이 집을 50일 간 사용하는 조건으로 월세 200만원에 계약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강북 '한 달 살이'를 시작하는 강북구 삼양동의 2층 옥탑방. 박 시장은 조립식 건축물 2층 옥탑방(방 2개, 9평(30.24㎡))에서 다음 달 18일까지 기거하면서 지역 문제의 해법을 찾고 강남북 균형발전을 방안을 모색한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강북 '한 달 살이'를 시작하는 강북구 삼양동의 2층 옥탑방. 박 시장은 조립식 건축물 2층 옥탑방(방 2개, 9평(30.24㎡))에서 다음 달 18일까지 기거하면서 지역 문제의 해법을 찾고 강남북 균형발전을 방안을 모색한다. 사진공동취재단

박 시장은 다음달 18일까지 머물지만, 앞서 옥탑방을 청소하는 기간이 포함됐다. 또 단기 임대라 장기 임대보다 가격이 더 비쌌다고 서울시 측은 설명했다.

이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마주한 박 시장은 "제가 여기 온건 시청이 왔다는 것이다. 절박한 민생의 어려움을 느끼고 강남북 격차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한 달간 제가 말하기보다 주민들에게 듣는 시간을 가질 테니, 시장 아니고 이웃 주민으로 대해주시고 언제든지, 무엇이든 말씀해 주시길 바란다. 제겐 너무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북 한달살이를 통해 민생 문제, 강남북 경차를 중점으로 고민하하며 책상 앞이 아닌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해결책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앞으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지하철, 버스, 공공자전거를 이용해 시청으로 출퇴근하며 삼양동 주민들을 만날 예정이라 밝혔다.

한편 이날 박 시장의 이사 소식을 들은 삼양동 주민들도 집 근처로 나와 박 시장을 반갑게 맞이했다.

박 시장은 "새내기 주민이 됐는데, 주민들이 너무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그간 제가 이렇게 집중적으로 강남북 격차 해소를 위해 고민할 시간이 없어었다. 이번에 주민들과 소통해보면서 고민해보겠다. 끝날 무렵에는 지역주민, 시민들에게 연구하고 고민한 정책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답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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