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짜증' 발언 해명 "나도 애를 일찍 잃어…같은 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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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후 지난 5명이 순직한 해병대 마린온(MUH-1)헬기 추락 사고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 관에서 조문을 마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후 지난 5명이 순직한 해병대 마린온(MUH-1)헬기 추락 사고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 관에서 조문을 마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포항의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송 장관은 사고 발생 4일 만인 21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 마련된 분향소에 도착해 국방부 관계자들과 함께 향을 피우고 묵념했다.

이어 각 유족을 만나 위로의 말을 건넸는데, 일부 유족은 송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항의하기도 했다.

송 장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족들께서 의전 문제에 있어 흡족하지 못해 짜증이 나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후 지난 17일 5명이 순직한 해병대 마린온(MUH-1)헬기 추락 사고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유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족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1일 오후 지난 17일 5명이 순직한 해병대 마린온(MUH-1)헬기 추락 사고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유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족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이에 한 유족은 “왜 왔느냐”고 했고, 또 다른 유족은 “우리가 의전 때문에 짜증 낸 줄 아느냐. 그렇게 몰상식한 사람인 줄 아느냐”고 소리쳤다.

송 장관은 “전체 얘기는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일부 발언만 따서 보도됐다”며 “어제 법사위에서 진의가 아니었다고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나도 애를 일찍 잃어서 여기 있는 유족과 같은 심정”이라며 “유족 요구 사항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사위원회 활동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달라는 유족 요구에 송 장관은 “시스템적으로 다 그렇게 하게 돼 있다”며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 일”이라고 답했다.

또 “공정한 조사를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이나 국방기술품질원 관계자를 배제하겠다”며 “사고 조사위원회를 해병대가 아닌 국방부 산하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훈장을 추서해 달라는 유족 요구에는 “훈장 추서는 조사 끝나고 절차에 따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야권은 송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총공세를 펼쳤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송 장관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한 줌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라며 “자식을 군에 보내놓고 잃은 부모를 두고 의전이 흡족하지 못해 짜증을 냈다는 식의 발언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상처를 어루만지지 못할망정 소금을 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이날 구두 논평에서 “송 장관이 언행과 구설수, 상황인식 능력 등에 문제가 있다.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었고, 망언 수준이었다”며 “송 장관이 (지금의 자리에서) 오래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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