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인간과 기계의 댓글 시차 분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1일 드루킹 일당 중 한 명인 ‘서유기’ 박모(31ㆍ구속)씨를 소환했다. 주말에도 쉼없이 수사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기자실에서 수사 상황 관련 내용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기자실에서 수사 상황 관련 내용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씨는 드루킹 김동원씨에게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전달한 인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댓글 조작에 킹크랩이 이용됐는지를 밝히기 위해 댓글 추천 클릭 간의 시차를 일일이 분석 작업하는 중이다.
사람이 다는 댓글과 매크로 프로그램이 올린 댓글은 로그인을 하고 댓글을 찾아가 추천을 누르는 과정의 시차를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주말에도 서유기 박모씨 소환 강행군 #“댓글 클릭 시차를 일일이 분석 중”

드루킹 일당에게 댓글 여론조작 혐의(업무방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댓글 작업이 매크로를 이용해 이루어졌는지를 밝히는 게 핵심이기다.
대규모의 댓글 클릭이라도 경공모 회원들의 자발적인 수작업으로 이루어졌을 경우 공감ㆍ추천수를 조작한 혐의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박상융 특검보는 “개인적으로 댓글을 달거나 추천수를 늘렸을 경우 업무방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법정 공방을 피하기 위해 매크로를 사용했다는 것을 밝히는 데 오랜 시간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특검팀은 네이버 등 포털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를 가지고 댓글 클릭의 시차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매크로를 이용해 조작한 댓글을 특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정 댓글에 대한 공감ㆍ비공감 클릭이 동일한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면 매크로를 사용했다고 보는 것이다.

특검 관계자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로그인부터 댓글 클릭, 로그아웃까지 기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정 아이디들을 이용한 댓글 클릭간의 시간차가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전날 김씨와 박씨, ‘솔본아르타’ 양모(35)씨, ‘둘리’ 우모(32)씨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오는 25일 선고를 앞둔 1심 사건과 병합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이들에게 지난 2월21일부터 3월21일까지 총 2196개의 ID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모두 5533개 기사의 댓글 22만1729개의 공감 수를 조작한 혐의를 적용했다. 조작된 공감ㆍ비공감 수는 1131만116회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