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초음파로 암세포 사멸 … 정상 세포에 피해 안 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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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가톨릭의대 성모병원(여의도)이 설립 70주년을 맞아 암치료 분야를 강화해 주목을 끈다. 50억원이 넘는 첨단 장비인 하이프 나이프를 도입하고, 암센터 이름도 하이프 나이프 치료센터로 명명했다. 우영균(사진) 병원장을 만나 국내에선 생소한 하이프 나이프의 원리와 앞으로의 치료계획을 물었다.

-하이프 나이프는 어떤 장비인가?

"고강도의 초음파를 한 곳에 집중시켜 65~100도 사이의 열로 암 세포를 죽이는 장비다. 볼록렌즈(하이프 나이프)에 태양열을 모아 불을 붙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올 들어 30명의 암환자에게 하이프 나이프를 사용했다. 이중 25명이 분명한 효과를 얻었다. 나머지 5명도 현재 경과를 관찰 중이다>. 하이프 나이프는 정상 세포엔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방사선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므로 방사선 노출에 의한 후유증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수술로 완치 가능한 유방암 환자에게도 하이프 나이프를 사용하나.

"수술이 가능한 상태라면 당연히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선진국에선 하이프 나이프로 치료받기를 원하는 유방암 환자가 늘고 있다. 유방의 외형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서다."

-모든 암 치료에 효과가 있나.

"하이프 나이프는 간암.유방암.췌장암.신장암 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초음파는 공기가 있거나 너무 두꺼운 조직은 통과하지 못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폐암.척추 종양.뇌종양 치료엔 한계를 보인다."

-폐암 환자는 실망스러워할 것 같은데….

"사이버 나이프 시술이 가능하다. 사이버 나이프는 방사선 장비의 일종이다. 외과적 수술이 곤란한 신체 부위의 종양까지 치료할 수 있지만 암 조직이 너무 크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사이버 나이프는 강남성모병원에 설치돼 있다. 환자가 어느 병원을 찾든 상태에 따라 최적의 장비로 암세포를 공격할 것이다."

-성모병원은 백혈병 환자에 대한 조혈모 세포이식으로 유명하다. 그동안의 성과는.

"1983년 조혈모 세포이식을 처음 실시한 뒤 올해까지 2800건을 했다. 아시아에서 최다 건수다. 김춘추 교수 등 10명의 전문의가 조혈모 세포팀을 운영 중이다. 또 정형외과 권순용 교수는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 대퇴골 무혈성괴사 치료를 시도하고 있고, 신경외과 나형균 교수 역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 뇌경색 환자를 임상시험해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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