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10승' 임찬규, 아시안게임도 든든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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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부담을 벗어낼 수 있을까. 프로야구 LG 트윈스 우완 선발 임찬규(26)가 프로 데뷔 처음으로 아홉수를 넘고 10승을 기록했다.

[포토]임찬규,이대로 승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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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는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7이닝 동안 2개 홈런을 포함해 6개의 안타를 내줬지만 삼진을 8개를 잡고 3실점했다. 호투를 한 임찬규는 시즌 10승(6패)째를 올렸다.

이로써 2011년에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임찬규는 생애 처음으로 10승 투수가 됐다. 임찬규는 지난 시즌까지 7년 동안 한 번도 시즌 10승을 채운 적이 없다. 신인이던 2011년에 9승(6패 7세이브)을 올렸고, 이후 선발과 중간을 오가느라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길 수가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엔 선발 한 자리를 꿰차고 차근차근 승수를 쌓았다. 전반기에만 9승을 올렸고, 후반기 첫 선발 경기에서 10승을 올렸다.

임찬규는 "데뷔 첫 10승까지 8년이나 걸렸다. 무척 기쁘지만 오늘까지만 기뻐하겠다. 내일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투구 템포를 빨리 가져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수비를 짧게 하고 공격을 길게 하도록 도와주고 싶었기 때문인데, 그 덕분에 투구 페이스가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생애 처음으로 10승을 올린 LG 우완 임찬규. [중앙포토]

생애 처음으로 10승을 올린 LG 우완 임찬규. [중앙포토]

임찬규는 올 시즌 LG에서 선발의 한 축으로 활약하며 지난달 11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거짓말처럼 하락세를 탔다. 6월 1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2와3분의1이닝 10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그로부터 6일 후,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3이닝 7실점으로 2경기 연속 대량 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이후 비 때문에 등판 일정이 2차례나 밀렸던 임찬규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6월 30일 SK 와이번스와 원정 경기에서 불펜 대기했다. 그리고 3-3 동점에서 9회에 올라가 3분의2이닝 1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설상가상 몸살로 지난 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19일 돌아왔다.

마침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 오른 일부 선수들이 부진하면서 임찬규의 슬럼프도 크게 부각됐다. 임찬규는 "솔직히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이 발표난 후 계속 못 던졌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정말 속상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포토]임찬규,연패탈출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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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임찬규의 슬럼프는 길지 않았다. 빨리 극복하기 위해 전력분석팀의 자료를 많이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지난 4일 NC전에서 7이닝 동안 5피안타 3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기록했다. 커브가 부진을 탈출하는 열쇠였다. 당시 임찬규는 총 투구 수 97개 중 커브를 28개나 던지면서 평소보다 커브 구사율을 2배 정도 높였다. 이날 넥센전에서도 투구 수 105개 중 커브를 23개 던졌다.

덩달아 직구까지 좋아졌다. LG 포수 유강남은 "넥센전에선 직구가 상당히 좋아서 변화구가 더 돋보였다. 아무래도 9승에서 10승으로 가기 위한 동기부여가 컸던 것 같다"며 "시즌 초반 좋았던 모습이 돌아온 것 같아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이제 임찬규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갑자기 무너지지 않고, 시즌 끝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이닝은 더 늘리고, 방어율은 더 내리겠다. 차분히 던진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임찬규의 평균자책점은 5.23이다.

마음고생을 끝낸 임찬규는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그는 "이제 10승도 하고, 앞으로 잘 풀릴 것 같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남은 시즌에도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다"며 웃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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