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량 무거워 탈주 가담" 자수한 김동연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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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김동연은 서울북부 경찰서와 서울지검에서 나머지 일당의 소재 등에 대해 간단한 조사를 받은 뒤 14일 0시30분부터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했다.
김은 여관투숙 중 목욕과 면도를 해 깨끗한 얼굴이었으며 침착하게 답변했다.
그러나 김은 탈주 결행동기 및 흉기 반입 경위에 대해서는 얼버무렸다.
- 탈주모의는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 영등포 교도소에서 강영일로부터 제의를 받았었다. 형량 (1심 15년, 항소심 7년) 이 과하다고 생각돼 한때 동의했었으나 곧 포기했다.
- 그런데 왜 탈주했는가.
▲ 버스 탈취 후 손동완이 "이판사판이다. 같이 가자"고 했고 한재식이 수감을 풀어주어 같이 행동하게 된 것이다.
- 탈주 동기는.
▲ 1심 형량이 너무 무거웠다는 생각에 자살기도까지 했었는데 영등포 교도소에서 강영일 등과 합류, 탈주하게됐다.
- 탈주 후 행적은.
▲ 7명이 시내버스를 타고 신촌시장에 가 각자 옷을 산후 연대 뒤 봉원사에 모여 시내버스 편으로 서울대 의대 구내 법원 앞서 재집결했다. 거기서 다시 택시 편으로 고대 뒷산에 모여 새벽까지 지냈다.
탈주 다음날인 9일 새벽 안암동 손씨 집에 들어갔다가 10일 새벽 각자 한양대로 모여 교내 숲 속에서 11일 새벽까지 지낸 뒤 행당동 박씨 집에 들어갔다.
12일 새벽 6시쯤 박씨 집에서 나와 2∼3명씩 택시를 타고 명동성당에 모여 9시까지 지냈으며 나는 미사를 보았다.
다시 남산 도서관 앞에 모이기로 하고 헤어져 한의철과 함께 갔는데 아무도 안 왔으며 한도 "힐튼호텔 쪽에 다녀오겠다" 고 말한 뒤 사라졌다.
혼자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어 중앙시장에서 쥐약 (물약 2병, 가루약 1봉지)을 산 뒤 수사본부에 자수 의사가 있음을 통보하고 도봉산에서 2시간 여 지낸 뒤 미아동여관에 들어갔다.
- 보물은 어떻게 된 것인가.
▲ 성동 구치소 내의 편의를 위해 조작한 일이다. 없던 일로 해달라.
- 그러면 왜 형수에게 현장에 갔었다고 전화했나.
▲ 수사 혼선을 위해 지강헌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교도관에게 미안할 뿐이다.
-탈주 때 사용한 흉기는 어떻게 손에 넣었으며 어떻게 숨긴 채 호송버스에 올랐나.
▲ 말할 수 없다. (김은 이때 검찰 수사관의 눈치를 보았으며 수사관들은 보도진에 자세한 것은 나중에 물으라고 제지했다)
- 하고싶은 이야기는.
▲ 탈주 후 도망 다니면서 유서와 메모 등에 밝혔듯이 여러 차례 자수하려했다. 지의 권총을 빼앗으려다 실패도 했고…. <김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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