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집중 포화" 끝나자 시장 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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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서울시>
국회행정 위의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 국정감사가 실시된 13일 이사업소가 임대 입주해 있는 서울 공덕동 삼창플라자 빌딩에서는 감사 반 도착 예정시간 20분전인 오전 9시30분부터 저 층 운행용 엘리베이터 3대중 2대를 의원전용으로 묶어 놓고 가동시키지 않아 구시대의 의원영감 영접 광경을 그대로 재현.
더구나 감사 반이 당초도착예정시간보다 30여분이나 늦은 10시 20분쯤 도착하는 바람에 큰 불편을 겪은 이 빌딩 내 다른 사무실 직원들은『한강관리사업소가 왜 입주해 속을 썩이는지 모르겠다』는 등 지나친 영접준비에 노골적인 불평을 털어놓기도.
긴장 속의 올림픽을 치르고 난 직후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집중포화를 받은 서울시에서는 급기야 본 청 감사가 끝난 다음날인 12일 김용래 시장이 입원, 2시간 동안 링게르주사를 맞기도 해 그동안 감사과정이 얼마나 힘든 것이었나를 입증.

<경기>
농수산위(위원장 김종기)는 12일 경기도를 감사하면서 농지불법전용 실태파악을 위한 국감조사소위원회구성을 놓고 여-야간 의견이 맞서 20분간 정회소동이 벌어지는 등 한때 험악한 분위기.
김영진 의원(평민)은 80년∼88년 6월까지 경기도내에서 불법농지전용사레가 8백30건 59만3천 평으로 이들의 대부분이 골프장, 테니스장, 유료낚시터, 주차장, 양돈·양계장으로 불법 사용되고 있는데도 당국이 방관했다고 주장.
김 의원은 86년2월 화성군 오산읍에서 차 모씨가 임야 1만7천여 평을 실험 연구시설로 형질변경허가를 받아 육계 장으로 사용하는 사실을 아느냐고 따졌으나 관계국장까지 구체적 사례는 파악을 못하고 있다는 말에 격분, 호통을 치면서 위원장에게 조사위원회 구성을 요청.
김 위원장이 조사 위 구성은 동감이나 도지사에게 실태조사자료를 받아 본 뒤 검토하자며 정회를 선포하자 야당의원들아 왜 정회하느냐 며 고함을 질렀고 20분만에 속개된 회의에서 농지불법전용 및 산림훼손실태 조사위원회 구성을 의결, 진정되기도. <김영석 기자>

<충남>
12일 국회경과위(위원장 유준상)의 조달청 충남지검감사에서는 수의계약문제가 집중 질의됐으나 지청에는 수의계약이 단 1건도 없다는 답변으로 다소 맥빠진 분위기.
유준상 의원(평민)은『지난 85년 이후 수의계약 건수는 모두 몇 건이며 지청장이 14년 동안이나 서기관으로 머무른 것은 인사적체가 아니냐』며 질의.
이에 박동식 조달청 충남 지청 장이『지척에는 본 청에서 외탁한 업무만 집행할 뿐 1건의 수의계약도 없고 지방관서가 주축이 돼 할 일이 별로 많지 않다』고 답변하자 일부 의원들은『지청에 권한을 확대하고 인사적체도 해소돼야 될 것 같다』고 동정 어린(?)분위기로 전환. <김현태 기자>

<제주>
12일 오후 실시된 제주지방 해운항만청 국정감사는 시작 30여분만에 끝났다.
국회 교통체신 위(위원장 이대엽)감사 반은 이날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 동안 제주 지방해운항만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벌일 계획이었으나 당초 예정보다 15분 늦은 오후 3시 15분쯤 감사에 들어가 30분도 채 지나지 않은 3시 43분쯤 감사를 종결,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숙소인 제주시 와싱톤 호텔로 직행.
감사 반은 이날 이 위원장의『감사 장소가 비좁기 때문에 본 청에서 모든 문제를 따지기로 하고 업무보고만 듣는 선에서 감사를 마무리짓도록 하자』는 개회선언에 동조한 듯 청장 업무보고 도중 질의나 문제추궁 등을 생략한 채『그냥 넘어가자』『됐다』는 등의 발언으로 보고 시간 단축을 재촉, 다른 국정검사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이 때문인지 이 위원장이『장시간 의원들의 수고가 많았다』며 감사를 끝내자 서로 겸연쩍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경남>
12일 노동 위 창원 기능대학 국정감사는 시작 10분만에 감사를 마쳐 최단시간 감사기록을 수립.
이날 감사 반은 오후 6시 50분 창원기능대학에 도착, 선서 등 요식 행위를 생략한 채 간략하게 업무보고만 들은 뒤 김영배 위원이『기능인양성에 고생하는 대학관계자들을 격려하는 뜻에서 감사를 끝마친다』며 감사종료를 선언.
이어 감사 반은 기능대학 이상돈 학생회장(사·기계공작과 1년)으로부터 기능장려 법 제정에 관한 진정을 들은 뒤 다음 감사장인 경남도로 출발, 창원 기능대 관계자들은『16년만에 재개된 감사를 준비하느라 2주 동안 고생했는데 너무 싱겁게 끝나 시원 섭섭(?)하다』는 표정들.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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