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매미 소리가 자주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무더워지니 영락없이 나타났습니다.
방충망에 붙어 목청껏 우는 매미 때문에 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무더위에 겨우 잠들었는데 그마저도 방해하니 여간 성가신 게 아닙니다.
그저께(17일) 퇴근을 하다가 숲에서 이상한 것을 봤습니다.
어둠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다가가서 자세히 보니 껍질을 벗고 있는 매미였습니다.
여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장면이라 죽치고 앉아 지켜봤습니다.
먼저 껍질에서 머리부터 빠져나와 거꾸로 서더니 몸을 서서히 뺐습니다.
그리고는 몸을 세워 일어나 껍질을 잡고 바로 섭니다.
날개가 서서히 펴집니다.
날개가 다 펴질 때까지 오분 정도 걸렸습니다.
다 펴진 날개 맵시가 여간 곱지 않습니다.
빛을 받으니 진주가 반짝이듯 영롱합니다.
옥색 몸에 영롱한 날개를 두른 듯 곱습니다.
껍질을 벗고 처음 나올 땐 좀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과 몇 분 만에 완전히 탈바꿈했습니다.
숱한 세월 땅속에 살다가 어렵사리 제 모습을 찾은 매미의 첫 모습은 이처럼 고왔습니다.
이때부터 하염없이 날개를 말렸습니다.
몸의 색은 어두워지고 날개는 짙어갔습니다.
여기저기 둘러봤습니다.
그 밤을 타서 탈바꿈하는 매미가 숱했습니다.
숲을 벗어나니 길가 도로변 나무에도 탈바꿈한 매미가 있습니다.
이제부터 어지간히 시끄러워질 것 같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이리 곱게 태어나는 것을 지켜본 터니 그러려니 하며 여름을 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