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2일) 아침 눈뜨자마자 창을 열었습니다.
안개 자욱했습니다.
지난 밤에 보였던 동강은 안개 품에 들어 뵈지 않았습니다.
산책을 나섰습니다.
희뿌연 산책로로 들어서자 난데없이 차가운 물이 얼굴에 튀었습니다.
동시에 끈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미줄임을 직감했습니다.
여기저기 둘러보니 거미줄이 꽤 많습니다.
오가는 안개가 맺은 물방울 덕에 거미줄이 눈에 잘 띕니다.
족히 3m는 됨직한 거리를 가로 지른 거미줄,
어찌 만들었을까요?
오솔길로 접어드니 5m가 넘게 길을 가로지른 거미줄이 있습니다.
그 먼 거리를 날았을까요?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합니다.
조그만 거미 한 마리를 봤습니다.
이리저리 다니며 줄을 끊고 물방울을 털어냅니다.
아침 거미줄 정리 시간인가 봅니다.
거미줄을 살피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안개가 걷히고 있습니다.
흐드러진 개망초 사잇길 지나 동강으로 들어섰습니다.
안개가 오르고 퍼지자 강과 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강가에 숨죽여 앉은 백로도 눈에 들어옵니다.
고개를 돌려 상류 쪽을 봤습니다’
강이 흐릅니다.
안개도 강에 실려 흐릅니다.
그렇게 영월 아침이 흐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