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박용만"근본 처방 없으면 거시지표 경고음 멈추지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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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와 기업이 처한 현실을 진단하고 활로를 찾기 위해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8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제주 신라호텔에서 '제43회 제주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70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한 가운데 '통찰과 힐링'을 주제로 진행된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3회 제주포럼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3회 제주포럼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개회식에서 박용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근본처방이 없이는 거시 지표의 경고음은 계속될 것"이라며 "경제, 산업 그리고 기업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선택에 나서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균형 있는 정책, 규제 혁파, 일하는 방식 바꿔야"

그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3가지 새로운 선택'도 제안했다. 먼저 '경제의 미래를 위한 선택'으로 균형감 있는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한국경제를 '자전거 타기'에 비유한다면 '개혁의 방향'이라는 핸들은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여기에 '성장'이라는 페달을 힘차게 돌려야 한국 경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의 미래를 위한 선택'으로는 파격적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우리가 폐쇄적인 규제환경 속에서 오랫동안 지내다 보니, 우리가 국제 기준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에 대해 무덤덤해지고 위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온 것 같다”면서 “곳곳에 위치한 '기득권 벽'을 허물기 위한 공론화 과정을 서두르고 정부가 국회와 협력해 '규제 총량 관리'와 같은 제도 장치를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규제 개혁을 위해 기업도 법과 규제 이전 단계에서 선진 규범을 세우고 실천해 가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기업의 미래를 위한 선택'으로는 일하는 방식 변화를 제안했다. 박 회장은 “지난달 발표된 기업문화 2차 진단에서 '청바지 입은 꼰대'라는 말을 듣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면서 “넥타이를 풀고 청바지를 입는 외형적 변화보다는 마인드 셋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사결정 구조부터 업무방식, 인재육성, 리더십 모델에 이르는 전 과정을 바꿔야 혁신의 동력이 촉진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주를 찾은 기업인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전했다. 네덜란드 출신 세계적인 디자이너 단 로세하르데가 '상상과 비전-도시를 바꾸다'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올해 제주포럼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시민 작가, 이정철 숭실대 교수, 애플 'i' 시리즈를 탄생 시킨 주역인 켄 시걸 전 애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이 강연한다.
제주=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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