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 대소면의 한 비닐하우스에 놓아두었던 현금 인출 카드와 휴대전화가 든 가방이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개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1시간여 만에 가방을 회수해 주인에게 돌려줬다.
16일 충북 음성경찰서 대소파출소에 따르면 지난 6월 28일 오전 9시 15분께 대소면 내산리의 한 멜론 농장에서 일하는 중국인 여성 근로자 A(58)씨의 에코백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에코백 안에는 2000만원을 인출할 수 있는 체크카드와 휴대전화, 마카롱 과자 몇 개가 들어 있었다. 이 돈은 A 씨의 전 재산이었다.
도난 신고를 받은 이 파출소 소속 맹재환(31) 경사 등 4명이 즉각 출동했고, 우선 가방이 없어진 농장 주변 폐쇄회로(CC)TV부터 확인했다.
얼마 후 경찰관들은 CCTV에 찍힌 모습을 보고 헛웃음을 지었다.
몸길이가 1m가 넘는 큰 개가 에코백을 물고 현장을 유유히 떠나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힌 것이다.
경찰은 현장 인근에 남아 있던 개 발자국을 따라가 1시간여 만에 1㎞가량 떨어진 공사 현장 바닥에 놓여 있는 가방을 되찾았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비가 와서 땅이 젖어 있는 상태였고, 다행히 개 발자국이 남아 있어 가방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방 안에 마카롱 과자가 있었는데 주인 없는 들개가 과자 냄새를 맡고 가방을 물고 간 것으로 보인다”며 “개가 범인이었다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