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백화점 올림픽 경기"흥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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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백화점·시장·면세점등상가는 우리의 상품을 외국인들에게 직접 선보이고 판매했던 우리경제의 진열장.
따라서 올림픽특수를 피부로 타고 실감했던 곳이다.
외국선수단·관광객 등 약25만명이 몰렸던 올림픽기간중 이들 상가의 표정과 경기를 알아본다.

<이태원>
올림픽기간 내내 단단히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곳이 1천6백여 점포가 밀집한 해밀턴호텔 주변 국제상가일대.
국제적 쇼핑가로 외국인들에게 흔히「ET」로 통하는 이 일대에는 지난 13일께부터 흥청대기 시작한 매기가 3일까지도 장터를 방불케하고 있는데 덕택에 점포들마다 자정이 넘도록 연장영업, 도무지『잠을 잘수 없을 정도』라는게 상인들의 한결같은 비명(?).
특히 올림픽티셔츠·호돌이상품 등 기념품류와 의류·운동화·모조시계·가방등 비교적 싸고 간단한 상품들이 올림픽내한 객들의 쇼핑수종 품이 되면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2백여 노점상들의 상당수가 하루 매상 백만원 단위의 짭짤한 재미를 봤다고.
『동·서양인 할 것 없이 값싼 유명상표가방(가짜)을 무척 좋아한다. 하루매상이 10배 이상은 늘었다』는 가방전문점의 김종선씨를 비롯, 의류·양화·양복점·운동화·가죽제품·토산품 등 상가일대 대부분 점포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올림픽특수의 단맛에는 이론이 없는 표정.

<면세점>
일본연휴 등과 겹쳐 개막식을 전후해 뒤늦게 러시를 이룬 일본인단체관광객들(10만명 추산)로 올림픽기간 중 가장 두둑한 장사를 한 곳 중의 하나가 시내 면세점들.
해외유명상표제품을 즐겨 찾는 일 쇼핑객들의 단골코스가 돼온 신나·동화·파고다·파라다이스 등 8개 면세점들의 대부분이 보름 남짓한 이 기간 중에 관광시즌인 지난해9월 매상의 거의 배에 달하는 판매실적을 올렸는데 당초 관광객입국이 부진했던 86아시안게임 때를 의식, 별반 기대를 않고 있었다는 면세점업계로서는 전혀 예상 밖의 횡재(?)였다는 얘기.
특히 호돌이 상품·배지등 올림픽기념품과 자수정·칠기등 선물용 토산품들이 일찌감치 동이 나는 바람에 시장등에서 거의 하루하루 물건을 구해다 대야할 형편이 되어 덕택에 종래 수입품일색에서 매상의 20∼30%씩 국산품판매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게 특이한 점.
유도경기장(장충체육관)부근에 위치,「자리 덕」을 톡톡히 본 호텔신라 면세점의 경우 9월 들어 l6일까지 4억원에 불과하던 판매액이 일 단체관광객들이 몰리면서 l7일부터 폭발, 말일까지 33억원의 매상을 올려 작년9월 보다 배정도의 장사를 했으며 인사동 파고다면세점도 18일께부터 아시안게임 때(1천2백명)의3배가 넘는 3천8백여명(30일까지)의 일 관광단들이 몰려 평소 1만 달러 내외이던 매상액이 하루 3만 달러를 넘어선 정도.

<백화점>
올림픽기간 중에 연중 최대대목인 추석을 맞았던 대형백화점들은 지난해보다 30∼75%씩 늘려 잡았던 대목특매목표액을 다소 웃도는 선에서 올림픽장사를 마감.
당초 전체매출액의 한자리수(수억원 정도)에 지나지 않을 외국인매상 액에 대한 기대보다는「지구촌 한가위」「우리의 명절을 세계의 명절로」등의 범세계적인(?) 캐치프레이즈로 올림픽무드를 추석판촉에 연결시키는데 노심초사한 입장인데 교통제한 등의 우려와 달리 추석 전 3, 4일새 매기가 폭발, 역시 대목은 대목이었다는게 업계의 중론.

<박신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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