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쇼크에 홍영표 만난 김동연···"내가 먼저 말하겠다, 규제 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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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왼쪽)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인사차 방문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왼쪽)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인사차 방문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12일 국회를 찾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가 규제 개혁을 위해 노력해도 국회가 도와주지 않으면 연목구어(緣木求魚)일 것”이라며 "규제개혁과 관련해 국회는 물론 민주당 내부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를 찾은 김 장관의 발언에선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다급한 마음이 드러났다. 김 장관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자리에 앉자마자 “보통은 원내대표님의 말씀을 듣고 제가 말하는데 오늘은 제가 먼저 뵙자고 했으니 먼저 말하겠다”며 “어제 (좋지 않은 결과의) 고용통계가 발표됐고 미ㆍ중 무역 갈등 등 대외 리스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날 발표된 통계청의 ‘6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0만6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 폭이 5개월 연속 10만 명대 이하에 머무른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반면 실업자 수는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100만명을 넘었다. 이른바 '고용 쇼크'다.

김 장관은 "경제활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려면 혁신성장이 중요한데 핵심은 역시 규제개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장관은 대표적인 규제개혁 입법사항으로 규제 5법과 스마트도시법, 인터넷은행 지분규제와 관련한 은산 분리법,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등을 꼽았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규제개혁을 위한 국회 차원의 협조를 약속하면서도 근로장려세제(EITC)와 관련, 정부가 사회적 대화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규제문제는 사실 민주당이 소극적이거나 내부 조정이 되지 않아 추진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8월까지는 그런 이견도 해소해서 정기국회 때부터는 정부와 여당이 규제혁신 법안에 대해 일치된 의견을 갖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이 12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감담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이 12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감담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다만 그는 "규제혁신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마치 규제 완화가 안 돼서 경제가 나빠졌다고 하는 데 이런 시각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또 홍 원내대표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의 정책협약을 거론하면서 "한국노총에서 EITC를 강화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고 이는 야당 마찬가지"라며 "정부는 EITC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하지 말고 노동계를 포함한 사회적 대화를 통해 더 좋은 정책적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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