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상식 때 꼭 지정 유니폼 입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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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서울 올림픽 휘장권 독점사용과 한국선수단 유니폼 사용을 둘러싸고 휘장업체와 그 밖의 용품업체간에 장외 신경전을 벌여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말썽이 많은 것은 의류 및 신발휘장권사용. 과거 LA올림픽이나 캘거리 동계 올림픽 때도 시비가 있었지만 휘장권을 따내지 못한 업체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아 선수들도 피곤할 지경이다.
서울 올림픽의 이 부문 공식휘장 업체는 코오롱 (의류) 르까프 (신발류) 프로스펙스 (가방 류) 등 3개사. 이들 업체는 저마다 엄청난 돈을 들여 서울 올림픽조직위 (SLOOC)로부터 휘장권을 사면서 대한 올림픽위원회 (KOC) 와도 계약, 한국 선수단은 이들 용품만을 쓰게 되어 있다.
그러나 올림픽이 시작되자 다른 업체들이 덤벼들어 각 경기단체에 공세를 펴는 한편 선수들과 특별교섭, 시상식에서 다른 업체의 유니폼이나 신발을 착용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휘장업체들이 들고일어나 일본의 미즈노사 등을 상대로 소승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코오롱상사에 따르면 지난 주 수영장비 공급업자인 미즈노사가 서울 올림픽 엠블럼이 새겨진 T셔츠를 각국 선수들에게 배포함으로써 휘장권을 침해했다는 것.
한편 국제상사 측은 한국선수들이 모두 프로스펙스를 신어야 하는데도 일부 선수들이 나이키 등 외국브랜드 제품을 신고 있음을 들어 KOC를 상대로 한 고소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과거 국제대회 때면 시상대에 오를 선수 유니폼을 갑자기 바꿔 입히는 등 갖가지 해프닝과 추태가 벌어지기도 했는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닌 듯.
이들 국내 업체들은 동경 올림픽 때 아식스, 뮌헨 올림픽 때 아디다스, LA올림픽 때 컨버스가 세계적인 상표로 부상한 것을 본받아 출혈을 감수하면서 이번 기회에 국제적 인정을 받아보려고 판촉 총력전을 펴면서 각국 선수단에 무료 서비스 공세를 펴고있다.
세계 도약을 노리는 이들 국내 브랜드와 외국 브랜드의 싸움, 특히 관계업자간의 휘장권 시비 법정싸움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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