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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돌아온 군대 뮤지컬 …지창욱ㆍ강하늘ㆍ성규의 '신흥무관학교'

중앙일보

입력

뮤지컬 '프라미스' 공연 장면. 군 복무 중인 배우 이특ㆍ이현ㆍ김무열ㆍ지현우ㆍ정태우ㆍ배승길(왼쪽부터)이 무대에 올랐다. [사진 플레이디비]

뮤지컬 '프라미스' 공연 장면. 군 복무 중인 배우 이특ㆍ이현ㆍ김무열ㆍ지현우ㆍ정태우ㆍ배승길(왼쪽부터)이 무대에 올랐다. [사진 플레이디비]

군(軍) 뮤지컬의 5년 만에 돌아온다. 건군 70주년 기념으로 육군본부가 기획한 창작뮤지컬 ‘신흥무관학교’가 오는 9월 9∼23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한다. 현재 군 복무 중인 배우 지창욱ㆍ강하늘과 보이그룹 인피니트 성규 등이 캐스팅됐다. 이들은 모두 ‘원캐스트’로 출연한다. 지창욱은 국권 침탈에 항거해 자결한 유생의 아들이자 신흥무관학교의 뛰어난 학생인 ‘동규’ 역을, 강하늘은 고아로 자랐지만 신흥무관학교에서 훌륭한 독립군으로 성장하는 ‘팔도’ 역을, 성규는 일본 육군사관학교 졸업 후 독립운동을 적극적으로 이끌어간 장군 ‘지청천’ 역을 연기한다.
제작은 뮤지컬 ‘헤드윅’ 으로 유명한 공연제작사 ‘쇼노트’가 맡았다. 제작진도 ‘특A’급이다. 극작ㆍ작사는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공동경비구역 JSA’ 등을 쓴 이희준이, 작곡은 ‘마마 돈 크라이’ ‘트레이스 유’ 등의 음악을 만든 박정아가, 무대디자인은 ‘마타하리’ ‘광화문 연가’ 등에 참여했던 오필영이 나선다. 연출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난쟁이들’, 연극 ‘프라이드’ 등의 흥행작으로 주목받은 김동연이다.  ‘신흥무관학교’를 기획한 양원도 중령은 “국군의 뿌리인 신흥무관학교는 내년 3ㆍ1운동 100주년에도 걸맞는 주제"라며 "수준 높은 뮤지컬로 만들어 중국 상하이 공연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마인'. 양동근·강타의 뮤지컬 데뷔 무대가 됐다. [사진 육군본부]

뮤지컬 '마인'. 양동근·강타의 뮤지컬 데뷔 무대가 됐다. [사진 육군본부]

국방부와 육군본부 등이 기획하고 군인들이 출연하는  ‘군 뮤지컬’의 효시는 2008년 초연한 ‘마인(MINEㆍ지뢰)’이다. 2000년 비무장지대에서 지뢰폭발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이종명 중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군인 아버지와 신세대 아들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작품이다. 건국 60주년 기념으로 기획돼 당시 육군 이병으로 복무 중이었던 강타와 양동근이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마인’의 예술감독을 지낸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는 “출연 배우 40명을 뽑는 오디션에 400명 넘는 장병들이 지원해 치열한 경쟁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후 군 뮤지컬은 두 차례 더 만들어졌다. 2010년 6ㆍ25 60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생명의 항해’와 6ㆍ25 정전 60주년 기념작인 ‘프라미스’(2013년)다. 이들 작품 역시 군 복무 중인 스타들을 캐스팅했다. 1950년 흥남철수작전이 배경인 ‘생명의 항해’에는 이준기ㆍ주지훈ㆍ김다현 등이, 일곱 병사의 이야기를 담은 ‘프라미스’에는 지현우ㆍ김무열ㆍ정태우ㆍ이특ㆍ윤학 등이 출연했다. 제작진도 번번이 화려했다. 윤호진 당시 한국뮤지컬협회장이 총감독을 맡았던 ‘생명의 항해’에선 ‘영웅’ ‘명성황후’ 등의 박동우 무대디자이너가 합류해 1만4000여 명의 생명을 구한 매러디스 빅토리호를 무대 위에 재현해냈다. ‘프라미스’ 에도 이지나 연출, 서윤미 작가, 변희석 음악감독, 서숙진 무대디자이너, 구윤영 조명디자이너 등 유명 스태프들이 총출동했다.

흥남철수작전을 그린 뮤지컬 '생명의 항해'. [사진 플레이디비]

흥남철수작전을 그린 뮤지컬 '생명의 항해'. [사진 플레이디비]

장병 배우들에게 군 뮤지컬은 출연료 없는 ‘의무’ 공연이지만, 새로운 진로 모색의 기회가 되기도 했다. 강타ㆍ양동근는 군 뮤지컬  ‘마인’으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했고, 현재 서울시뮤지컬단의 간판 배우로 활약 중인 허도영은 ‘생명의 항해’  제작 당시 일반 병사 오디션에서 뽑혀 무대에 선 뒤 진로를 굳혔다.
특급 배우ㆍ제작진이 총출동됐는데도 ‘마인’ 부터 ‘프라미스’까지 군 뮤지컬 세 작품은 모두 단발성 공연에 그쳤다. 시즌을 이어가는 레퍼토리로 남지 못한 것이다.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그동안의 군 뮤지컬은 목적성이 두드러지다보니 콘텐트가 고루하다는 느낌이 있었다”며 “연예인이란 좋은 자원이 계속 확보되는 군에서 계몽성이란 틀을 깨고 기발한 작품을 개발한다면 일반 뮤지컬 시장에서도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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