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무성 “북미 고위급회담서 미국 태도 실로 유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오른쪽)이 6일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오른쪽)이 6일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AP=연합뉴스]

북한 외무성은 지난 6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평양에서 열린 북미 고위급회담과 관련해 "조미(북미) 고위급회담서 미국의 태도에 실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무성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이틀간 방북 회담 결과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외무성은 "우리는 미국 측이 조미(북미) 수뇌 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맞게 신뢰 조성에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방안을 가지고 오리라고 기대하면서 그에 상응한 그 무엇인가를 해줄 생각도 하고 있었다"라며 "그러나 6일과 7일에 진행된 첫 조미 고위급회담에서 나타난 미국 측의 태도와 입장은 실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측은 싱가포르 수뇌 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나왔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조미(북미) 사이의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고 신뢰를 조성하며 이를 위해 실패만을 기록한 과거의 방식에서 대담하게 벗어나 기성에 구애되지 않는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것, 신뢰 조성을 앞세우면서 단계적으로 동시 행동 원칙에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또 외무성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외무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싱가포르 회담을 통해 맺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관계와 신뢰의 감정이 이번 고위급회담을 비롯해 앞으로의 대화 과정에서 더욱 공고화 되리라고 기대하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미정상회담 후속 조치 논의를 위해 1박 2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일정을 마치고 평양을 떠나며 "북한과의 협상은 매우 생산적이었다. 북한 비핵화의 시간표(timeline)을 설정하는 데 있어 진전을 거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