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키맨이 온다…‘댓글ㆍ자금ㆍ인사’ 열쇠쥔 윤평 변호사 6일 특검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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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허익범 특별검사. [연합뉴스]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허익범 특별검사. [연합뉴스]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핵심 피의자이자 김경수 경남지사를 상대로 한 인사청탁의 주인공인 윤평 변호사가 6일 소환된다. 허익범 특검팀 관계자는 “윤평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5일 도두형 변호사와 솔본아르타·서유기를 소환조사하고 곧장 윤평 변호사에게까지 소환을 통보한 것은 특검 강제수사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허익범 특검팀은 윤 변호사가 댓글 여론조작과 인사청탁은 물론 경공모 운영 과정에도 핵심적 의사결정을 한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특검 수사대상 전반을 아우르는 ‘키맨’이자 윗선 개입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인 셈이다.

드루킹 김동원씨. [중앙포토]

드루킹 김동원씨. [중앙포토]

특검팀에 따르면 경공모는 핵심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명확한 업무 분담이 이뤄지는 등 조직적으로 운영됐다고 한다. 행정업무와 서류작성은 박모(30·필명 서유기)씨가, 자금 관리 및 회계장부 작성은 김모(44·필명 파로스)씨가, 댓글 작업 내역을 일지 형태로 정리하는 것은 또 다른 김모(필명 뽀종)씨가 담당하는 식이다. 윤 변호사는 이같은 업무를 관리하고 드루킹과 의견을 나누는 ‘실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윤 변호사는 특검 소환조사에 대비해 변호인을 구하는 중이다. 하지만 경공모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법적 대응 비용’이 고갈된데다 드루킹 의혹사건을 선뜻 수임하려는 변호사가 드물어 아직까지 마땅한 변호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윤 변호사는 특검이 출범하기 전까지 댓글 여론조작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와 관련 드루킹의 변호인 역할을 맡아왔다. 지금도 드루킹의 이혼소송을 맡고 있다는 점에선 언제든 접견신청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특검 수사팀 관계자는 “윤평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이자 드루킹의 법적 조력자이고, 또 경공모 내에서 정보의 길목에 위치한 인물”이라며 “빠른 속도로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선 각종 의혹에 대한 윤 변호사의 진술이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및 인사청탁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 [뉴스1]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및 인사청탁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 [뉴스1]

윤 변호사는 드루킹이 김경수 지사에게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드루킹은 윤 변호사를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한 인사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분개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경공모 핵심 회원들로부터 “윤 변호사를 행정관으로 보내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킹님(드루킹)이 언성을 높이며 ‘청와대 행정관 자리마저 거절하는 것은 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자리를 만들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무척 화를 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특검팀은 윤 변호사를 상대로 댓글 여론조작에 개입한 추가 인물이 있는지, 경공모 회원 외 외부인물의 개입이나 윗선의 지시는 없었는지 등을 추궁할 예정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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