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폭삭 망한 판에 비대위장 공모?…사람 먼저 바꾸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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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왼쪽)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 [연합뉴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왼쪽)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 [연합뉴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당내 비상대책위원회 추진 및 위원장 공모와 관련해 "폭삭 망한 판에 비대위원장이 무슨 엄청난 벼슬이라고 공모를 하나. 이것은 전혀 잘못된 접근"이라며 맹비난했다.

심 의원은 4일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비대위원장을 누구로 할 것이냐 보다도 비대위의 역할, 기간 등, 권한 등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그는 인터뷰에서 재차 비대위 추진과 관련해 당내 의견 수렴이 안 됐고, 합의된 바 없다고 강조하며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과 원내대표의 '사퇴'를 주장했다.

심 의원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발표해서 이렇게 하겠다, 따라오라 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갈등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본인부터 책임을 지겠다더니 왜 책임을 지는 모습을 지금은 보이지 않는가? 비대위에서 수술을 받겠다, 이런 얘기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를 만들기 전에 6·13 지방선거 참패 원인을 먼저 진단하고, 처방해야 한다. 그 첫 출발의 핵심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사퇴와 비박계 김무성 의원의 탈당 등 사람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는 지금 바짝 엎드려서 '진짜 잘못했습니다. 제발 좀 도와주십시오' 라고 애걸복걸을 해도 모자라다"라며 "국민은 사람이 바뀌는 것을 보고 '이제 자유한국당이 뭔가 조금 바뀌려고 하는가 보구나'라는 인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김성태 원내대표의 책임 문제, 사퇴문제를 일단은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라며 "그렇게 해서 당내 갈등의 진원지를 일단은 어떤 식으로든지 해결을 해야만  그 다음 문제가 풀린다. 그렇지 않다 보니 지금 계속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심 의원 등  자유한국당 의원 14명은 비상대책위원회의 권한과 역할 범위,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을 비롯한 의원들의 관심사항 전반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요구했다.

심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당헌 제86조 제2항에 따르면 재적의원 10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소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해온 심 의원 등은 의원총회에서 표결 등을 통해 김 대행의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자고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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