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3야 3김」 에 듣는 88후 정국|「중간평가」 엔 상이한 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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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올림픽 이후의 정국은 과연 어떻게 돌아갈 것이며 야권 3당의 공조체제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노태우 대통령이 공약한 중간평가를 야당은 어떻게 보고 있으며 민생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야권 3당총재들과의 창간특별서면회견을 통해 알아봤다.
다음은 질문내용.
1. 올림픽 이후 정국을 어떻게 보십니까.
2. 제 5공화국 비리조사,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 등 국회특위활동에 관해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십니까.
3. 5공 비리 및 광주사태와 관련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떤 처리방안을 갖고 계십니까. 전 전 대통령의 사과· 재산반납· 낙향 등의 방안이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4. 노태우 대통령의 중간평가문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 주십시오.
5. 노 대통령과의 개별 영수회담이 계속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6. 정국의 안정을 위한 연정 필요성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요.
7. 다당제하의 정국안정 및 지역감정해소, 지속적 민주발전을 위해 내각책임제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8. 야3당 협조 체제하에서 각 당이 독자적 위상을 어떻게 정립하려고 구상하고 계십니까.
9. 야 3당은 현정권의 민주화의지가 부족하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는데 현정권의 구속자 석방 등 민주화 방향에 대한 평가와 전망, 그 대처방안을 밝혀주십시오.
10. 지하철 노조 등의 파업, 언론노조투쟁 등 노사분규에 대한 분석과 정치권의 대응방향은 무엇입니까.
11. 물가의 앙등, 특히 부동산 과열투기현상 등 민생문제가 심각한데 이를 수습할 방안은 무엇입니까.
12. 올림픽이후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어떻게 전망합니까.
특히 공산권과의 관계개선 조짐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야 3당도 이에 대한 구상을 추진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구체적 계획을 밝혀주십시오.
13. 우리사회에 좌우익 대립현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기미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있으며 그 처방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6공」 근본적 변화 안보여>4당 체제 합격선····연정 강행 땐 투쟁
①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 그것은 한쪽에서는 극우세력들이 사태를 역전시키려하고 있어 경계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의 힘이 커졌고 군 내부에서도 군의 정치불개입이 대세이며 노태우 대통령 역시 민주화가 돼야 국민과 야당의지지, 그에 따른 정권의 안정이 있다고 확신하리라 믿는다.
②5공 비리는 전두환씨 등 중요 권력형비리와 삼청교육대, 공무원과 언론인의 강제 해직 등 인권유린문제가 해결돼야하고, 광주문제는 3단계로 5·17 군사쿠데타가 김대중과 전두환씨 둘 중 누구의 권력욕 때문이었는지를 밝히고 광주학살의 실질책임자 및 현장의 학살지휘자가 누구였는지 규명되어야 한다.
특위의 종결 점은 5공화국의 완전청산과 국가보안법· 사회안전법· 노동관계법· 집시법의 개폐와 지자제의 전면실시 등 민주입법으로 귀결돼야한다.
③전씨는 자신이 저지른 죄과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 용서를 빌고 부정재산은 남김없이 반납해야 한다. 그가 사과하고 개전의 성의를 다할 때 국민은 처벌까지는 바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④아직 당으로서는 태도결정을 한바 없다. 거듭 밝혀온 대로 노 대통령의 태도와 국민의 여론을 보고 결정하겠다. 노 대통령이 5공화국과 청산의지를 보이고 민주입법 등 민주주의를 해나가면 모든 문제를 노 대통령과 협의해서 순조롭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게 기본입장이다.
⑤공동· 개별회담을 해왔으나 개별회담이 역시 흉금을 털어놓고 얘기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회담형식이 아니라 그 내용을 이행하느냐는 문제다. 야당은 올림픽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력해주고 있는데 정부는 야당의 입장을 세울만한 협조를 해준 게 아무 것도 없다. 진정한 협력을 위해선 서로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정부는 야당의 어려운 입장을 너무 생각지 않고 있다.
⑥ 일고의 가치도 여지도 없다. 정부가 만일 연정을 꿈꾼다면 4월 총선에 나타난 민의를 수렴하겠다고 한 것과 상치되는 것이다. 현재의 4당 체제는 각 당이 모두 이득을 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김수환 추기경도 합격점을 줄 정도로 잘 운영돼가고 있다. 따라서 연정이라는 인위적인 파괴행위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만일 무리를 한다면 그때엔 야당도 자유롭게 투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할 것이다.
⑦내각책임제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국민들이 적극 반대했고 현재도 여러 여론조사결과 7할 이상이 대통령 중심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헌법을 고칠 이유는 없다.
⑧현재까지 3야 당의 협력은 비교적 잘 되었다고 보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느 당이든 이 협조체제를 깨면 국민이 용납치 않으리라고 본다. 각 당이 특색 있는 정책개발과 이익을 대변하는 계층과 연합해 가는 것은 당연하다. 평민당은 중산층과 노동자· 농민· 도시 서민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당이며 당내에 중도우파· 중도· 중도좌파가 있어 그들의 이익을 고르게 대변하고 있다.
⑨표면적으로 여러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고 평가한다. 5공과의 청산문제, 민주입법에 대한 태도를 봐도 그렇다. 특히 지자제는 민주주의를 의한 필수조건이다.
⑩우리는 기업가가 노동자의 권익을 짓밟는 것도 절대 반대하지만 노사문제가 계급 투쟁화, 폭력화하는 것도 절대 반대한다. 작년이래 노사분규가 있었지만 이를 지나치게 위험시 하는 것은 잘못이다.
⑪재정· 금융· 세제· 외환 특히 부동산 정책 등이 합쳐져서 물가를 잡고 투기를 막아야하며 그를 위해서는 예금실명제· 부동산소유상한제 등을 반드시 도입해 일정이상의 땅을 가지면 중과세 때문에 오히려 손해보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⑫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고 특히 북방과의 관계개선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 그러나 북한을 고립화해가며 북방과 관계개선을 한다는 것은 환상이다.
미일이 남북한의 접촉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해 줄 필요도 있다. 야당도 지금까지 접근할 수 없었던 중소 정치지도자들과 접촉해 나갈 필요가 있다.
⑬극렬 좌익문제는 심각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오히려 극우세력이 더 큰 문제다.
그들은 권력과 금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극우는 극좌를 만들어내며 결국 극좌의 성공을 도와준다. 중산층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아지고 국민의 민주주의 성숙도가 앞서가는 마당에서 올바른 민주주의만이 좌우대립과 극좌· 극우를 극복하는 최선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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