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떨어지고 박수받은 한국, 16강 오르고도 야유받은 일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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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폴란드전에 나선 일본 축구대표팀. [신화=연합뉴스]

29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폴란드전에 나선 일본 축구대표팀. [신화=연합뉴스]

 16강에 올라갔지만, 관중들의 많은 야유를 받았다. 8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오른 일본 축구 이야기다.

일본은 29일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폴란드에 0-1로 패했다. 그러나 1승1무1패(승점 4)를 기록한 일본은 같은 시간 콜롬비아에 0-1로 패한 세네갈과 승점, 골득실, 다득점 등에서 같았지만 페어플레이 성적에서 앞서 H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8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이다. 일본은 이번 월드컵에 나선 아시아 5개국 중에 유일하게 16강에 올랐다.

29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일본의 무토 요시노리(가운데)가 폴란드의 카밀 글리크(오른쪽)와 공을 다투고 있다. [EPA=연합뉴스]

29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일본의 무토 요시노리(가운데)가 폴란드의 카밀 글리크(오른쪽)와 공을 다투고 있다. [EPA=연합뉴스]

페어플레이 성적으로 가까스로 H조 2위에 올랐지만 이날 폴란드전만 놓고 보면 졸전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4-2-3-1 전술로 나선 일본은 전반 중반까지만 해도 무토 요시노리, 사카이 고토쿠의 연속 슈팅으로 공격에 의지를 보였다. H조 톱시드인 폴란드는 전반 32분에야 카밀 그로시츠키의 헤딩슛이 첫 번째 기회였을 만큼 이번 대회에서 무뎌진 공격력이 일본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이어졌다. 그나마 후반 14분 얀 베드라네크의 선제골로 균형이 깨지면서 일본이 공세를 높이는 듯 했다.

그러나 콜롬비아가 세네갈에 앞서 있는 상황이 된 뒤에 일본은 최대한 수비적으로 내려서 경기를 치렀다. 공을 돌리기에만 급급했고, 공격 의지도 드러내지 않았다. 폴란드도 승점 3점에만 만족하려는 듯 더이상 위협적인 공격을 펼치지 않았다. 이같은 분위기가 10분여간 계속 이어지자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다.

일본이 세네갈에 앞설 수 있었던 건 페어플레이 성적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승점이 같은 팀이 나올 경우, 골득실, 다득점을 비교하고, 동일팀간 성적을 따진 뒤에 이마저 같을 경우 페어플레이 포인트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페어플레이 포인트란 경고나 퇴장을 받으면 감점되는 점수다. 일본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경고 4장을 받은 반면, 세네갈이 이보다 2장 더 많은 6장을 받았다. 여기에서 일본과 세네갈의 희비가 끝내 갈렸다.

일본과 폴란드는 승패가 갈리고, 16강 진출에 올라가는 팀이 나온 경기였다. 그러나 페어플레이 점수를 통해 오른 팀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인 일본의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다. 일본은 3일 오전 3시 G조 1위 벨기에와 16강전을 치른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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