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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美 국방 만난 시진핑 “병법을 알면 전쟁 좋아하지 않는다”

중앙일보

입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 “예로부터 병법을 아는 자는 전쟁을 좋아하지 않았다(古知兵非好戰)”고 말했다고 중국중앙방송(CCTV)이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 포위를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화하는 데 대해 일침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두번째)이 제임스 매티스(왼쪽 두번째) 미 국방장관을 27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푸젠청에서 접견하고 있다. [AP=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두번째)이 제임스 매티스(왼쪽 두번째) 미 국방장관을 27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푸젠청에서 접견하고 있다. [AP=연합]

시 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매티스 장관을 만나 “중국 인민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할 것이지만 확장주의나 식민주의의 길을 걷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조가 남겨 준 영토는 한 치도 버리지 않을 것이며 남의 물건은 추호도 바라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펼치는 항행의 자유 작전과 대만 무기 판매에 대해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선조가 남긴 영토는 한 치도 버릴 수 없다” 강조

매티스 장관은 “미국은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호혜 협력을 확대하며, 갈등과 위험을 관리하고 충돌과 대항을 피해 양군 관계가 양국 관계 발전의 건설적 요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매티스 장관은 이날 오전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과 국방장관과 회담했다.

회담 모두 발언에서 웨이펑허 국무위원은 “중국은 평화발전을 견지한다”며 “중국 군대는 국가 주권·안보·발전이익을 확고부동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 문제, 남중국해 문제, 한반도 핵 문제 등에 중국의 입장과 우려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매티스 장관도 모두 발언을 통해 “중국의 발전은 미국과 세계에 유익하며 미·중은 조화롭게 서로 지내야 한다”며 “중국과 소통 기제를 완비하고 열린 대화를 추동하며 위험 관리를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 “미·중 두 위대한 나라는 협력을 통해 세계의 평화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의 최대 의제는 북핵 해법이었다. 북한에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겠다던 매티스 장관이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중국과 북한의 향후 비핵화 조치에 대해 사전 조율을 이뤘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국방부가 회담 발표문에서 중국의 입장과 우려를 설명했다고 한 것으로 보아 한·미 군사훈련 중단으로 중국이 주장한 쌍중단이 달성된 이후 중국이 생각하는 북한의 향후 비핵화 조치를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매티스 장관의 중국군 참관 일정도 주목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 중국을 방문한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은 시진핑 주석의 배려로 북·중 국경을 관할하는 선양(瀋陽)의 북부군구를 시찰했다. 4년 전 척 헤이글 장관은 방중 기간 중국은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에 시승한 바 있다.
신경진=베이징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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