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 사민당대표, 盧대통령 신당창당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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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표 한국사회민주당 대표

한국사회민주당 장기표 대표는 15일 당사이트(www.sdpk.or.kr)에 '한국정치의 비극-사이비 개혁을 경계한다'는 글을 통해 민주당 신주류가 추진중인 신당 창당을 비판했다.

장대표는 "근본적으로 민주당이 신당창당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다"면서 "이념이나 정책과 관련하여 신당을 창당할 이유가 있다면 민주당과는 별개로 신당을 창당하면 될 일이지 굳이 민주당 안에서 신당을 창당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장대표는 민주당이 신당창당에 나선 이유에 대해 "신주류는 한때 정당개혁과 정치개혁을 외친 일이 있으나 지금은 그것마저도 하지 않는다. 혹 그들이 개혁세력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으나 그것은 착각일 뿐이다"면서 "그들 스스로도 개혁을 내세우지 못하게 된 지금 그들을 개혁세력으로 간주한다면 그런 착각이야말로 사이비 개혁세력이 참된 개혁을 가로막는데 일조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결국 민주당 신주류가 신당창당에 나선 것은 당 주도권 다툼 등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향과 딜레마 때문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장대표는 또 "기본적으로 노대통령은 '호남당'이자 'DJ당'으로서의 민주당이 싫은 것이다"면서 "아울러 영남에 기반을 가질 수 있는 '노무현당'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민주당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했고, 노대통령의 이런 뜻을 관철하는 길은 '신당창당'이었다"고 했다.

장대표는 "노 대통령은 위와 같은 뜻을 절대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것을 표현하면 그것은 곧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민주당과 호남인들에 대한 배신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국정을 운영하는데도 엄청난 부담이 되겠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장대표는 특히 "노대통령은 신당을 지향하면서도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이러한 지향과 딜레마 속에서 노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태도는 민주당을 외면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신당창당을 종용하는 것"이라면서 "겉으로는 일체 신당창당에 관여하지 않는 것처럼 행세했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당정분리'라는 논리를 내세웠다"고 주장했다.

또 "노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정리함과 동시에 정치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했어야 하는데 엉뚱한 욕심 때문에 국민이 기대한 정치개혁은 외면한 채 '당정분리'란 희한한 논리를 내세워 민주당을 외면한 채 은근히 신당창당을 종용해왔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대표는 또한 "민주당의 신주류가 신당을 창당하려면 민주당을 탈당해서 신당을 창당하면 되었지 굳이 민주당을 신당으로 바꾸려고 했다는 점에서 민주당 신주류의 신당주장은 처음부터 명분이 없었지만 그 뒤의 행태를 보더라도 신당창당의 명분이 전혀 없다"면서 "신당창당을 주장하면서도 민주당을 끝까지 사수하려고 했던 것은 민주당이 갖는 매력 곧 호남표를 얻고자 했던 것이고 이것은 지역주의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결국 민주당 신구주류의 싸움은 지역주의에 기반한 호남쟁탈전"이라고 비판했다.

장대표는 "신주류인사들이 정말로 비난받아야 할 일은 DJ에 대한 배신과 용기없는 처신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DJ덕분에 국회의원을 하거나 장관을 했던 사람들"이라면서 "DJ가 옳은 길을 갔기 때문에 DJ줄에 섰던 사람들도 있지만 DJ가 잘못된 길을 갈 때도 DJ줄에 서지 않으면 국회의원이 될 수 없을 것 같아 DJ줄에 섰던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지난 6.15남북정상회담때 노대통령의 새벽 우중골프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은근히 DJ를 깔아뭉개기 위해 남북정상회담 기념일마저 외면하자 이에 주눅이 들어 남북정상회담 3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하자는 건의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배은망덕과 비겁함"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노무현 정권에 붙어 있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난날 DJ지지자들임은 물론 남북정상회담을 크게 칭송하던 사람들인데 권력이 바뀌었다고 해서 권력자의 눈치를 살펴 입도 벙긋 못하는 사람들이 국정을 담당하고 있으니 나라가 이 모양이 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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