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사전 고르는 재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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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리얼딕' 시리즈로 국내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샤프는 15개에 달하는 모델을 내놨다. 다양한 컨버전스 기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7000MP, 9000MP 등은 MP3 플레이어를 기본으로 장착한 데다 전자책(e-book)을 지원해 컴퓨터를 통해 내려받은 문서나 데이터를 손쉽게 열어볼 수 있다. CMP1000은 컬러LCD를 통해 동영상 어학 강의를 볼 수 있으며 130만 화소 디지털 카메라까지 갖춘 멀티플레이어다. 이에 비해 '엑스워드' 시리즈의 카시오는 사전 자체의 기능을 강조한 정통 제품. MP3 기능은커녕 컬러 화면을 갖춘 제품 하나 없지만 EV8500, D3700 등은 일본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코지엔 일어사전'을 탑재하는 등 콘텐트가 풍부하다. 어학 학습에 중점을 둬 정확한 발음 기능을 제공하는 것도 강점이다. 국내 업체들도 전자사전의 기능을 강화했다.

에이원프로는 기본에 충실한 '프라임'과 빛.소리를 이용해 뇌파를 학습에 가장 적합한 상태로 유도하는 기능을 갖춘 '아인슈타인'을 내놓았다. 한누리비즈는 올들어 컬러LCD와 MP3를 갖춘 'X7'에서 기본형 'R7'까지 잇따라 시장에 내놓았다. 여기에 MP3 플레이어로 유명한 레인콤은 지난해 출시해 인기를 끈 '아이리버 D10'에 이어 올 들어 컬러 LCD를 채용한 'D20'을 선보였다.

전자사전은 내장된 사전 콘텐트에 따라 가격차가 많이 나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메모리 카드 등을 통해 콘텐트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제품을 사면 오래 쓸 수 있다. 또 복합형 제품의 경우 배터리 사용 시간과 동작 속도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좋다. 중앙처리장치가 여러 기능을 처리하다 보면 검색이 느릴 수 있다.

업계는 지난해 1600억원(80만 대) 규모이던 전자사전 시장이 올해 1800억원(100만 대)까지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샤프가 1위를 차지했고, 카시오와 에이원프로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그러나 올해에는 아이리버 등이 도전장을 낸 데 이어 일본 캐논과 세이코 등도 하반기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서 전자사전 시장의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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