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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 52세 「승마황제」6번째 금메달 노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내가 타는 말(마)은 은퇴하지만 나는 결코 은퇴하지 않습니다』
서독이 자랑하는 승마황제 「라이네· 클림케」(52)가 서울올림픽에서 자신의 6번째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마장마술만을 전문으로 하는 「클림케」 는 지난 64년 동경올림픽에서 처음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어 68년 멕시코대회와 76년 몬트리올 대화에서는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84년 LA대회에서는 단체· 개인전을 모두 석권, 통산 5개의 금메달과 3개의 동메달을 획득함으로써 신화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승마가 축구나 수영처럼 대중적인 운동이었던 독일에서 의대교수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2세 되던 해에 자연스럽게 말과 인연을 맺었다.
평생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해온 그는 5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1백86cm · 82kg의 균형 잡힌 체격과 청년처럼 좋은 혈색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고령으로 인해 현역에서 은퇴했다는 항간의 소문을 일축하면서 건강이 허락되는 한 선수생활을 계속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주종목인 마장마술에 출전, 개인전과 단체전의 금메달을 휩쓸어 올림픽 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의 하나로 영원히 기록되고 싶습니다』
그는 최대의 난적으로「마술곡예사」 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스위스의 여걸 「크리스틴·스툭켈베르」(41)를 꼽았다.
대부분의 스타들이 뛰어난 성적을 올린 뒤 이내 해이해지는 것과는 달리 그는 LA올림픽 후에 열린 85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개인· 단체전 1위를 차지했고 86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3위, 단체 1위를 차지하는 등 기복 없는 페이스를 유지했다.
11일 내한한 그는 13일 오전에 열린 대회진행사항 설명회에도 참석, 끝까지 중요사항을 점검하는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계적인 명성에 걸 맞는 뛰어난 성실성을 갖추고 있는 그는 이번 서울올림픽 개· 폐회식에서는 서독선수단의 기수로도 한몫을 할 예정이다.
지난 80년 아시안게임 때 업저버로 한국을 찾은 데 이어 두 번 째로 한국 땅을 밟은 그는 지난해 6월 자신이 아끼던 명마 「파스칼」 (14세)을 한국 올림픽대표선수인 서정균 (삼성) 에게 팔아 화제를 뿌린 적도 있다.
그는 여러 차례에 걸쳐 과천 올림픽 승마공원내의 각종 시설이 매우 훌륭하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현재 서독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부인과의 사이에 2남1녀를 둔 행복한 가장이기도 하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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