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이제 남·북·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며 “지금 한반도에는 역사적인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되고 러시아와의 삼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대통령이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러시아 국빈방문도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19년 만이다.
문 대통령, 오늘 푸틴과 정상회담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남·북·러의 삼각 경제협력은 철도와 가스관·전력망 분야에서 공동 연구 등의 기초적 논의가 진행됐다”며 “철도·에너지·전력 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의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또 러시아의 원천기술과 한국의 정보기술(IT)의 협력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충, 극동지역 공동개발, 복지 증진과 교류기반 확대 등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하원 연설을 마친 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면담했다. 문 대통령은 22일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만찬에 이어 23일 월드컵 한·멕시코전을 관람할 예정이다. 22일 ‘한·러 비즈니스포럼’에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 등 대기업을 비롯, 101개사 208명의 경제사절단이 참석한다.
채병건 기자 mfem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