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재값 전방위상승-커피까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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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상승이 전면화되고 있다. 설탕의 원료인 원당(原糖) 값이 급상승하더니, 커피 원두 가격도 '고공비행'에 가세했다. 2000년대 초반 파운드 당 50센트 대에서 움직이던 커피 원두 선물가격(뉴욕 상품거래소 기준)은 최근 100센트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130센트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용 커피 가격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커피 제조업체 AGF는 이달 초부터 커피의 도매가격을 10% 올렸다. 또다른 커피메이커인 키커피도 가정용 커피의 출하 가격을 12% 인상할 방침이다.

커피 원두 가격이 급등한 것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진 가운데 국제 투기자본의 사재기(선물 투자)까지 가세한 탓. 현재 연간 72억kg에 달하는 커피는 그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2%씩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2001년 12월 41.50센트까지 원두 값이 곤두박질치자 많은 브라질 농가가 채산성 악화로 생산을 포기해, 전세계 커피 생산량의 10%가 줄어들었다. 커피 나무가 자라는 데는 4~5년이 필요해 당분간 커피 가격은 상승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량은 비슷한데 커피 원두 가격이 급등해 지난해 일본의 커피 원두 수입 총액이 1000억엔을 초과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0억엔(47%)나 증가한 수치다.

한편 한국에서 커피 값 인상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한국은 일본과 달리 인스턴트 커피 시장이 발달해 원두 가격 상승의 영향을 직접 받지 않는다"고 동서식품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국제 원두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 국내 소비자 커피값도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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