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행복의 "처방전"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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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달 21일부터 계속된 서울올림픽국제학술회의가 8일 폐막됐다.
「후기산업시대의 세계공동체」란 주제아래 5개의 소 주제별 분과회의와 7, 8일의 전체회의로 진행된 이번 학술호의의 참가학자는 5개 분과에 외국인학자 99명과 국내학자 1백50여명, 전체회의에 외국인 1백여 명과 내국인 4백여 명 등 모두 8백여 명.
전체회의는 「존·K·갤브레이스」(미 하버드대), 「미셸·크로지에」 (프랑스 파리 정치 대), 「M·M·토머스」 (인도·전 세계교회협의회의장)등 세계적 석학들의 특별강연과 국내외의· 쟁쟁한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류의 미래를 놓고 진지한 토의를 벌였다.
이번 학술회의는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올림픽이 진정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각종 장벽을 허무는데 기여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체육·문화행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발상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근대이후 올림픽사상 처음으로 열린 행사다.
각 3일씩 계속된 5개 분과회의가 급변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인류의 행복에 가장 기본적인 과제들에 대한 세계 각국의 경험과 처방들이 제시되고 그로부터 앞으로 인류가 협력을 통한 연구를 더욱 진전시켜야 할 과제들을 정리한 것이 이번 학술회의의 가장 큰 성과다.
서울올림픽 학술회의 준비위원장 강원룡 목사는 7일의 개회사에서 「환·안토니오·사마란치.」 IOC위원장에게 이번 학술회의가 앞으로 올림픽개최 때마다 이어질 수 있도록 요청 했고「사마란치」위원장도 학술올림픽이 계속되기를 희망하는 축사를 함으로써 학술올림픽이 정착될 가능성을 비춰주었다.
다음은 8일 종합보고에서 발표된 중요분과회의 보고내용 요약이다.
◇1분과「가족의 변화와 전망」 (보고자 「제임스·망간」영국 조던힐 대)-『경제발전과 가정·성 평등과 사회변화·가족정책 등의 과제를 놓고 벌인 토의결과, 남녀평등의 문제가 가장 중심적 과제임이 밝혀졌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가정의 다양화, 개인주의나 민주주의의 개념을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일등은 여성이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 남녀평등의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민주주의원리와 남녀평등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3분과 「윤리가치관의 혼란과 새 윤리의 정립」(보고자「기오코·다케 타·쵸」 일본국체기독교대학 명예교수)-『동·서·남·북 사이에서 가치의 혼란이 느껴진다. 이중 문화의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과 경제적 강자가 약자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는데서 오는 위험성은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밖에도 현대사회에는 문화·종교·이념의 다양성이 존재하고 사회경제적 문제 속에서 정의와 평화를 실현시키려는 여러 노력들이 진행중이다. 이런 다양성은 혼란과 평화적 공존의 갈림길에 인류를 세워놓고 있다. 이 갈림길에서 우리는 「모자이크적 가치구조」로 인도하는 통로를 찾음으로써 평화공존을 유지할 수 있다. 이 모자이크적 가치구조에서 보편적인 기준으로서 추출할 수 있는 것은 ▲초월 자에 대한 존중 ▲개인적 인간가치의 존중 ▲정치기관과 각 계층의 인간적·사회적 관계에 있어서의 민주성 ▲사회경제적 정의 ▲자주적 국가들 사이의 상호존중 등이다.』
◇4분과「동서문화의 만남과 세계문화의 창조」(보고자「네델코비치」유고슬라비아 낸시제2대학)-『현대기술은 모든 민족을 결합시켜주기도 하지만 주체성과 문화전통을 위협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반응은 주체성을 존중하는 다원주의와 보편주의를 위해 세계문화를 창조하려는 경향이다.
이 두 가지는 상충적인 관계를 가지므로 「다양성 속의 통일성, 통일성 속의 다양성」을 통해 서로가 지닌 모순을 해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 논의한 참가자들의 공통된 인식은 ▲현대화의 불가피성 ▲학교 교육의 중요성 ▲인간과 자연사이에 깨져버린 조화를 위한 새로운 태도 ▲매스 미디어의 위력과 횡포의 문제 등에 관한 것이다. 참가자 모두는 대화와 관용·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5분과 「자연의 훼손과 재창조」(보고자 「칼·피터스」 미롤런스 대)-『지난 몇 세기 동안에 이룩된 산업사회는 지구의 자율조절체계, 나아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서양에서 형성된 「자연은 인간이 소모시키기 위해 조직되어 있다」는 세계관은 동양으로 확산되고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인류에게 엄청난 고난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생태계 손상을 최소화하는 건전한 기술개발 ▲개도국의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 구축 ▲소모적 생활형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확산 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 강영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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