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음악무대 진출 교두보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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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KBS교향악단의 지휘자 금난새씨(41)가 동서유럽 유수 오케스트라의 수석연주자들로 구성된 유러피안 마스터 오케스트라(EMO)의 내한공연을 지휘한다. 이미 지난 4일 유고슬라비아 자그레브의 드보라나 음악당, 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의회센터에서 각각이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겸 지휘자로 취임한 이래 첫 연주회를 마쳤다. 그와 함께 한국에 오는 단원은 25명.
9일은 제주시 문화회관, 10일은 부산 KBS홀, 11일은 포항 포철음악당에서 각각 순회연주회를 갖고 12일에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서울올림픽 문화예술축전의 하나인 무대를 연다.
『저 개인뿐 아니라 한국의 젊고 유망한 연주자들이 세계음악계로 진출할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이 생긴 셈이지요.』
그는 지난해 서독 뮌헨에서 연수도중 스위스의 로잔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그를 보고 EMO의 총책임자「니클라이·난체프」가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했다면서『저자신의 능력 뿐 아니라 한국이 세계에서 그만큼 인정받게 된 덕분일 것』이라고 덧붙인다.
ENlO란 지난 82년 함부르크 심포니, 하노버 오페라 오케스트라, 스톡홀름 로얄오페라, 헝가리 필하모니, 글린카 4중주단 등 유럽 각국에서 손꼽히는 연주단체의 리더나 악장 및 유명한 솔리스트들로 구성되어 해마다 4∼6주일씩 순회연주회를 열고 있으며 본부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다. 21세기를 지향하며 음악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키려는 뜻에서 구성된 정예악단으로 그 동안「비발디」의『4계』와「모차르트」의 교향곡 및 협주곡 등을 레코드 및 콤팩트디스크와 카세트 등으로 내놓기도 했다.
『구성 자체가 매우 독특한 이 오케스트라를 연주내용 면에서도 한결 특색 있는 연주단체로 만들 생각』이라고 다짐하는 그는 한국 연주자들이 세계무대에 오르는 돌파구역할도 할 것임을 거듭 강조한다. 이번 순회연주에서도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 및 리즈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한 불가리아의 피아니스트「루드밀·안겔로프」외에 한국의 바이올리니스트 안 안젤라씨와 피아니스트 유혜영·배은경씨가 번갈아 협연토록 했다.
89년에는 런던·파리·암스테르담·동서베를린·잘츠부르크·밀라노·바르소나·프라하·레닌그라드 등 유럽 15개국을 순회 연주할 예정. 그는『이처럼 한국 음악가들이 어엿하게 세계무대를 누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최대로 살릴 수 있도록 한국정부나 기업들이 적극 지원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소망한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비발디」의『4계』,「바하」의『바이올린협주곡 제2번』,「쇼스타코비치」의『피아노협주곡 제1번』,「레스피기」의 『조곡 3번』등을 연주한다. <김경희 기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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