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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자산 33조 승계…태국 국왕, 가장 부유한 군주 됐다

중앙일보

입력

태국의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이 300억 달러(약 33조원) 넘는 왕실 자산을 완전히 승계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태국의 와치랄롱꼰 국왕. [중앙포토]

태국의 와치랄롱꼰 국왕. [중앙포토]

보도에 따르면 태국 왕실자산국(CPB)은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CPB가 관리하던 모든 자산은 국왕에게 귀속되며, 국왕의 재량에 따라 관리된다”고 발표했다. CPB는 또 “국왕은 왕실 자산도 일반 시민의 재산처럼 납세 등 의무 부과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와찌랄롱꼰 국왕은 부친인 푸미폰 아둔야뎃 선대 국왕의 서거 2달 뒤인 2016년 12월 즉위했다. 1년 6개월 만에 자산 승계까지 마무리함으로써 그는 대를 이어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군주가 됐다.

CPB는 태국 준정부 기관으로 1938년 설립된 이래 왕가를 대신해 왕실 자산을 관리해 왔다. 푸미폰 국왕의 70년 재위 기간 중엔 재무장관을 포함, 왕실이 지명한 전문가들이 CPB 운영을 책임졌다.

그러나 지난해 태국 정부는 CPB의 관리 및 소유권을 국왕에게 넘기는 새로운 법을 통과시켰다. 이후 와찌랄롱꼰 국왕은 30년간 CPB 수장을 맡아 온 경제학자 출신 관료를 해임하고 공군대장 출신 측근을 새 수장으로 임명했다.

태국 왕실은 보유한 자산의 규모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그러나 2012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CPB의 보유 자산이 30억 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60억 달러(약 66조원)에 달할 것이고 보는 이들도 있다.

자산의 상당 부분은 전국의 부동산과 태국 주요 기업의 지분이 차지한다. 수도 방콕에만 여의도 면적의 4배가 넘는 면적의 부동산을 보유 중이며, 태국 2위의 상업은행인 시암 커머셜 뱅크와 태국 최대 기업인 시암 시멘트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두 기업의 가치만 약 90억 달러(약 9조 9000억원)에 이른다.

한편 2015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태국의 푸미폰 국왕을 세계 최고의 부자 군주로 꼽았다.
그러나 미국 주재 태국 대사관은 “CPB의 자산은 국왕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국가 기금”이라며 기사를 비판했다.

당시 타임지는 푸미폰 국왕에 이어 브루나이의 하사날 볼키아 국왕(200억 달러, 약 22조원),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전 국왕(180억 달러, 약 19조 8000억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셰이크 칼리파 빈 자예드 알 나얀(150억 달러, 약 16조 5000억원)을 각각 2·3·4위 부자 군주로 소개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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