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공동성명, 디테일 부족” 중국 “한반도 비핵화 중요한 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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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2일 세계의 눈은 싱가포르에 쏠렸다. 각국 정부는 이날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환영하는 메시지를 발표했고, 주요 외신은 두 정상의 만남을 긴급 타전했다.

각국 방송, 회담 온종일 생중계

미국 CNN, 영국 BBC, 일본 NHK, 중국중앙(CC)TV 등 각국 방송은 회담 장소인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을 연결해 회담을 하루 종일 생중계했다. 주요 신문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만남을 온라인 톱 기사로 다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합의를 위한 악수와 희망’이란 기사에서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만남이 성사됐다. 새로운 장을 여는 중대한 발걸음”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회담이 끝나고 양국 간 공동성명이 발표된 뒤, 미 언론들은 비판적인 지적을 쏟아냈다. NYT는 “공동성명이 과감한 변화를 약속했지만 디테일(세부사항)이 부족하다”고 평했고, 폴리티코도 “이들의 공동 성명에는 다음 만남을 약속하는 것 외에 비핵화 달성을 위한 구체적 단계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합동훈련 중단 발언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측으로부터 상응하는 양보를 얻어내지 못한 채 훈련 중단을 언급했다”며 “반면 북한은 구체적 내용 없는 기존의 비핵화 약속만을 반복했고, (정상회담은) 김정은과 그를 지원하는 베이징의 승리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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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북·미 회담 직후 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를 재차 문서 형태로 확인했다. 북한 현안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일보(한걸음)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특히 북·일 간 핵심 현안인 납치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거론한 것을 평가하면서 “납치문제는 북한과 직접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결의도 밝혔다.

아침부터 호외를 발행하며 북·미 정상의 만남을 떠들썩하게 전했던 일본 언론은 회담 뒤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와 납치 관련 내용이 성명에 포함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NHK에 출연한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慶應)대 명예교수는 “공동성명 내용을 보면 그동안 판문점에서 진행된 실무협의에선 무슨 논의가 이뤄졌는가 의문이 든다”며 “‘이 정도 내용으로 괜찮을까’싶을 정도로 불가사의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날 저녁 이례적으로 긴 외교부 성명을 냈다. 이번 정상회담을 높이 평가한다는 내용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추동하고 정치적 해결 과정에서 얻어낸 중요한 진전”이며 “중국의 기대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도 “워싱턴은 북한에 대한 계속 의심했지만, 북한은 올해 들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미국 인질도 풀어줬다”며 “이제 대북 제재 완화를 고려해야 할 때”라고 논평했다.

도쿄·베이징=서승욱·신경진 특파원
서울=이영희 기자 sswook@joongang.co.kr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특별취재팀

김현기·정효식 워싱턴 특파원, 예영준·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정용수·이철재·전수진·유지혜·박유미·윤성민 기자, 강민석 논설위원,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오영환 군사안보연구소 부소장, 이영종 통일문화연구소장,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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