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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으로 몰려간 민주당 지도부 “尹이 충청 살림 거덜 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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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20일, 더불어민주당은 전국을 훑으며 6ㆍ1 지방선거 대비에 나섰다. 새 정부 첫 정상회담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이목을 끄는 사이, 야당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고 지역 맞춤형 공약을 내세우며 존재감 알리기에 노력했다.

박지현, 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각 후보자들이 20일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현 대덕구청장 후보, 박홍근 공동선대위원장,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후보, 김경훈 중구청장 후보. 뉴스1

박지현, 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각 후보자들이 20일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현 대덕구청장 후보, 박홍근 공동선대위원장,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후보, 김경훈 중구청장 후보. 뉴스1

박빙 중원 찾은 지도부…“尹이 충청권 살림 거덜”

윤호중ㆍ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대전에 총집결해 ‘충청권 현장 중앙선거대책위 회의’를 열었다. 전통적 캐스팅보트이자 이번 선거에서도 박빙 지역인 충청권 표심을 잡기 위해서다. 민주당은 충청권 4개 광역단체에서 2곳 이상 승리를 기대하지만, 최근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의 성비위 의혹이 터져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윤호중 위원장은 “충청 주민께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주역이 되어 달라”며 세종시 행정수도 헌법 명문화, 대전 항공우주청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윤 위원장은 “공공기관의 세종시 추가 이전, 행정수도를 명문화하는 개헌을 반드시 추진하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반대에 맞서 민주당이 책임지고 대전에 항공우주청을 건립해 미래 우주과학의 핵심 허브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인사와 정책, 국민의힘 지방선거 후보 공천 등에 전방위적으로 날을 세웠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채용하는 공직자는 정말 왜 다들 그런지 모르겠다. 채용 청탁ㆍ부동산투기ㆍ간첩 조작 의혹 등 대한민국의 비리는 다 모아놓은 것 같다”며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도 채용 청탁 의혹 보도가 나왔다. 자진사퇴하라”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충청의 아들이라던 윤 대통령이 충청 살림을 거덜 내고 있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며 “민주당은 추경 심사 과정에서 과도한 삭감 예산을 바로 잡아 윤 대통령이 거덜 낸 충청 살림을 반드시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재명은 계양 집중…송영길은 ‘강변북로 지하화’ 공약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전국을 순회하는 대신 이 날 본인의 국회의원 출마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유세에 집중했다. 오전 7시 계양구 임학사거리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늦은 저녁까지 ‘구석구석’ 선거 운동 콘셉트를 잡았다. 전날 다른 지역구인 인천 부평구로 지원 유세를 갔던 그는 이날 거리에서 계양을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사진을 찍는 등 눈도장 찍기에 공을 들였다. 직전 대선 후보였지만,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 그는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를 불과 한 자릿수로 앞서고 있다.

20일 오전 인천 계양구 구립 동양노인문화센터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주민과 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20일 오전 인천 계양구 구립 동양노인문화센터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주민과 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직 서울시장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크게 밀리는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올림픽대로 39㎞ 구간, 강변북로 28㎞ 구간 지하화를 골자로 하는 ‘바로한강’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송 후보는 “오 후보는 3선 시장 동안 용산 참사가 발생했고 세빛둥둥섬, 한강르네상스를 추진하며 어떤 성과를 냈느냐”며 “저는 이 공약이 서울의 근본적 도시 기능을 바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년 전 선거 떠올리는 민주…“한국당과 상황 비슷”

전국에서 민주당 인사들이 발 벗고 뛴 날이지만,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호남 3곳과 제주 등 총 4곳을 제외하곤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뚜렷하게 우위를 점한 지역은 없다. 이날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지난 17~19일)에서 당 지지율은 29%를 기록, 지난해 11월 후 6개월 만에 다시 20%대로 주저앉았다. 국민의힘은 43%였다. 박지현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이번 선거는 국민께서 심판이 아니라 일꾼을 찾는 선택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8년 6ㆍ13 지방선거 결과. 네이버 캡처

2018년 6ㆍ13 지방선거 결과. 네이버 캡처

상황이 여의치 않자 당내에선 2018년 지방선거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지방선거였던 6ㆍ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대구ㆍ경북 2곳 빼고 모두 지는 참패를 겪었다. 당시 민주당은 14곳을 석권했다. 더욱이 당시 선거 전날 사상 첫 북ㆍ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것도 지금의 상황과 비슷하다. 이번엔 북·미 회담 대신 한·미 회담이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야당은 국민 비호감 정당으로 찍히고, 여당은 정상회담으로 호재를 받는 등의 상황이 당시와 유사하다”며 “호남과 제주 등 4곳을 빼고 전패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솔직히 있다”고 말했다.
(※기사에 등장하는 여론조사 자세한 수치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등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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