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는 웰빙을 좋아해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음료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선보인 것만 20여 개에 달한다. 대부분이 건강에 좋다는 점을 앞세운다. 이른바 '웰빙음료'다. 이에 따라 음료시장의 양대 산맥인 탄산과 주스 음료의 성장세가 주춤하는 반면 녹차.곡물 등을 이용하는 기타 음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차(茶) 음료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시장 규모가 2004년 800억원, 2005년 1000억원에서 올해는 1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제일기획 윤은진 광고기획자(AE)는 "음료는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상품을 내놓고 치열한 광고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웰빙 간판' 내건 음료=저(低)칼로리 혹은 무(無)칼로리를 강조한 제품이 많다. 대표적인 탄산음료 업체인 코카콜라는 지난달에 녹차음료 '산뜻한 하루 녹차(450㎖.1200원)를, 이달 초에는 설탕과 칼로리가 없다는 '코카콜라 제로(250㎖.600원)'를 연이어 내놓았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칼로리 걱정에 콜라를 마시지 않은 고객, 생수 대용으로 녹차를 마시는 고객을 겨냥해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해태음료도 최근 무설탕, 제로 칼로리를 앞세운 '아미노업 칼로리 제로(240㎖.700원)'와 함께 '비타민 생활 비타민 워터'(240㎖.700원)를 선보였다.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는 젊은 여성이 주 타깃이다.

해태는 과일 성분을 강조한 고급 음료 '썬키스트 스무디N(250㎖.1200원)'도 출시했다. 웅진식품은 건강을 앞세운 곡물음료 '아침햇살 든든'과 녹차음료 '제주 한라녹차', 식이음료 '자연은 151일 푸룬(180㎖.700원)'을 연거푸 내놓았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푸룬은 말린 자두의 일종으로 변비와 피부미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이를 이용한 음료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이 2월 선보인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는 이란산 석류 과즙과 식이섬유가 들어 있는 제품이다. 영화 '왕의 남자'의 주인공인 탤런트 이준기를 모델로 내세워 한 달여 만에 100억원어치를 팔았다.

◆'식초음료' 경쟁도 치열=원기회복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식초음료의 힘겨루기도 치열하다. 웅진식품은 이달 중순 식초음료 '그녀의 초심'(180㎖.900원)'과 '그의 흑심(180㎖.900원)'을 내놓았다. 3월에는 롯데칠성음료에서 웰빙 현미흑초(180㎖.800원)를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대상에서 '청정원 마시는 홍초', 오뚜기가 '흑초', 샘표식품이 '샘표 마시는 벌꿀 흑초' 등을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과일 농축액.꿀.비타민 등 각종 영양성분도 넣었다. 식초음료는 크게 희석식과 비희석식으로 나뉜다. 물이나 우유 등에 타먹는 희석식은 기호에 따라 요구르트 등을 섞어 먹을수 있다. 하지만 일일이 타서 마셔야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가정에서 많이 사용한다. 그냥 마시는 비희석식은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마실 수 있으나 개인의 기호를 다 맞추기 어려운 게 단점이다.

◆음료는 음료일 뿐=한국소비자보호원 식의약 안전팀 조재빈 과장은 "음료는 음료일 뿐"이라며 "음료로 영양을 보충하고 다이어트 효과를 내자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저 갈증 날 때 먹는 음료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무가당이나 무칼로리를 앞세운 제품도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며 "성분 표시에 액상과당이나 결정과당 등이 적혀 있으면 설탕 성분은 없을지 몰라도 당 성분은 있는 것이며, 물이 아닌 이상 칼로리가 없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염태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