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한강 유등제 봉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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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0만 여 개의 연등과 유등이 올림픽 거리와 한강에 밝혀져 올림픽의 성공과 인류평화를 기원한다.
한국 불교 종단 협의회는 이 같은 올림픽 경축 행사를 위해 22일「서울 올림픽 경축 연등회 봉행 위원회」를 불교 18개 종단 지도자를 총 망라해 범 불교적으로 구성했다.
이번 연등회는 올림픽이 열리는 지역 가로에 연등을 가설하고 서울 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수육재를 봉행하며 한강에 연등을 띄우는 유등제 등 3가지 행사로 진행된다.
가로 연등은 봉은사→올림픽 로→올림픽 공원 →선수촌으로 이어지는 왕복 24km구간에 9월10일부터 가설, 올림픽이 끝난 다음날인 10월4일까지 25일간 거리를 밝혀준다.
3만 여 개의 가로 연등은 주름 만월 등과 정사 초롱 등으로 꾸며진다. 연등 양면에 다보탑과 호돌이를 그리고 다보탑이 그려진 면에는「서울 올림픽 경축 연등회」를, 호돌이가 그려진 면에는「부처님 자비광명이 온누리에」라는 글을 쓴다.
올림픽 경축 연등회의 클라이맥스는 13일 오후 6시부터 있을 유등 행사.
스님과 내빈들이 승선한 연등으로 장식된 유람선이 뜨면서 범종과 법고가 울려 퍼진다.
독경이 시작되면서 한복을 입은 1천여 신도들은 올림픽에 참가하는 1백61개국을 상징하는 1백61개의 연등을 받들고 강변으로 나와 띄우며 20여 척의 배에 나누어 탄 신도들은 7만 여 개의 등을 강 위에 띄운다.
초록·빨강·분홍의 색색의 연등은 핸드볼 공 만한 크기로 플래스틱으로 만들어지며 건전지를 넣어 불이 밝혀지게 된다.
잠실 고수부지에서 띄워진 연등은 행주산성 근처까지 흘러가면서 한강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강에 등을 띄우는 풍습은 불교가 전래되기 이전부터 있었던 복을 비는 풍습이었다. 불산가 토착화되면서 연등 행사는 정월 대보름 때 1년의 복을 기원하는 큰 행사가 됐다.
불교계는 전세계 인류의 평화제전인 올림픽을 맞아 부처님의 가호로 올림픽이 무사히 치러지고 큰 잔치의 분위기도 고조시키기 위해 연등회를 계획하였다.
불교계는 일부 종교계가 연등회를 올림픽 공식행사로 할 수 없다고 반대하고 있어 불돈 자체 행사로 연등·유등 행사를 하기로 했다. <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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