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급락따라 환율 950원선 무너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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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나흘 연속 급락하며 950원선이 붕괴됐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조기 종결될 것이란 전망으로 미 달러화가 주요국 통화에 대해 일제히 급락한 데 따른 탓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8원 떨어진 945.6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95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97년 10월 27일(939.9원) 이후 8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3.1원 하락한 950.5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해외에서의 달러화 매도 주문이 쇄도하면서 곧바로 950원선이 무너졌다. 국제외환시장에서도 달러화 약세의 여파로 엔-달러 환율이 116엔대로 떨어졌다. 이는 원-달러 환율 하락을 부채질했으며, 달러화 매도가 투매 양상으로 진행되자 일부 수입업체들이 달러화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일시적으로 환율이 반등하기도 했으나 해외에서 밀려드는 투기적 달러화 매도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같은 환율 급락은 전날 공개된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상당수 위원들이 "긴축기조가 마무리 국면에 있다"고 평가한 데 크게 자극받았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그동안 미국의 금리 인상이 달러화 약세를 주춤거리게 했으나 인상 기조가 중단되면 달러화 약세가 본격화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증시에는 미 금리인상이 중단될 것이란 기대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몰려들면서 전날보다 10.84P(0.76%) 오른 1437.84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유가도 급등세를 지속해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는 18일 현재 배럴당 65.50달러로 전날보다 0.79달러 올라 사상 처음으로 65달러를 돌파했다.

유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원화가치도 급등한 덕분에 국내 석유류 소비자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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