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대비 늦으면 수능 망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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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서의 대학입시 준비>

Q : 특목고나 경시대회가 상위권 대학 진학에 반드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정규 교과과정 위주로 공부하는 중학생들은 딱히 집중할 목표가 없는 것 아닌가?

A : 내신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요즘처럼 선행을 많이 하는 시기에는 학교 교과과정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있다. 당장은 문제가 없더라도 향후 심화학습을 수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Q : 현재 학교 진도에 충실하라는 말인가?

A : 그렇다. 중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고등학교 가서도 기본이 되므로 기초를 튼튼하게 다지는 차원에서도 꼭 필요하다. 기본적인 개념을 혼동하게 되면 실수가 많아져 충분한 실력이 있어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된다. 학교공부를 철저하게 하기 위해 내신성적 향상을 목표로 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는 내용임에도 실수로 틀리는 경우가 많다. 시험을 통해 자신의 실력과 집중력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교과과정에 충실할 수 있다.

Q : 요즘처럼 내신이 중요한 시기에는 일정 부분의 선행이 필수적이라는데?

A : 십여 년 전만 해도 내신비중이 낮았고 대학입시 난이도가 높았다. 학생들 대부분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야 대학입시를 준비했다. 고등학교 2학년 이후에 공부해도 얼마든지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처럼 내신비중이 높은 시기에는 학교시험을 대학입시로 생각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내신도 미리 준비하고 충분하게 선행을 해 시험을 치는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 심화학습까지 돼있어야 한다.

Q : 내신성적에 지나치게 치중하면 수능이나 논술 대비를 충분히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A : 그렇기 때문에 내신은 미리 대비해야 한다. 내신이 계속해서 문제가 되면 심화학습을 못하게 되고, 수능 및 논술 준비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과거 학생들이 지금보다 우수했던 이유는 내신비중이 약해 학교공부를 하면서도 집중적인 심화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학합격증을 받는 그 순간까지 한 순간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Q : 현재 교과과정에 충실하라는 것과 어느 정도 심화학습까지 돼있어야 한다는 것은 상충되는 이야기 아닌가?

A : 둘 다 중요하다. 현재 교과과정을 충실히 해서 좋은 성적도 얻고 다가올 공부에 대해서도 충분한 선행과 심화를 통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 예전에는 고 2 이후 진도와 무관하게 자신의 계획대로 공부해서 최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게 가능했다. 그러나 요즘처럼 내신이 중요한 시기에는 불가능하다.

Q : 학생들이 어렵게 느끼지 않겠나?

A : 그렇지 않다. 어차피 고등학교 내용을 공부하다 보면 중학교 과정이 상당부분 쉬워진다. 중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주요 과목은 선행과 심화학습할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있다. 지나치게 선행 위주로 공부하면서 학교 교과과정을 무시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심화도 선행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문원 (대치동 수학원 본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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