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한이슈]"구걸 배낭여행객, 실제 돈 많이 버나?"…취재기자에 물으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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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베그패커들. 김지아 기자

서울의 베그패커들. 김지아 기자

최근 화제가 된 이슈를 딱 하나만 골라서 집중적으로 얘기 나눠보는 시간 ‘딱한 이슈’입니다. 오늘 첫회를 시작합니다.

30일 나온 중앙일보 뉴스 중에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확산된 게 있습니다. ‘구걸 배낭여행객 베그패커’인데요.

한국을 찾은 배낭여행객이 돈을 벌어가면서 여행을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저희 기자가 홍대입구역을 가봤더니 러시아에서 온 20대 청년이 눈을 가리고 서 있었습니다. 바닥에는 박스를 하나 펴서, 거기다가 “프리허그를 해주겠다. 다만 나의 여행을 도와주려 한다면 기부를 해달라”는 글을 한글과 영어로 적어놨습니다. 이런 식으로 돈을 모아서 여행을 계속 한다는 거죠.

김지아 기자

김지아 기자

그냥 언뜻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이게 베트남에선 불법이라고 합니다. 또 태국에선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관광객으로 입국하려면 2만 바트(67만원)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했다고 하네요.

또 이 여행객들이 ‘한국인이 백인에게 호의적이다는 점을 이용하고 있다’는 논란까지 겹치면서, SNS에서 이와 관련한 토론이 붙었습니다.

현장 취재한 김지아 기자를 연결해서 구체적인 내용 물어보겠습니다.

'베그패커' 취재한 김지아 기자와의 문답 주요 내용

현장에서 지나가는 사람들 반응은 어떤가요? 

"낭만적으로 보인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한편으론 구걸 하면서 여행 경비 마련하려는 건 무책임하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서울시에선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나요?

"서울시는 아니고, 경찰에 물어보니 알고는 있더라고요. 경찰은 순찰 돌 때 판매 행위를 제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고가 들어오지 않으면 일일이 단속하기가 어렵다고 하네요."

궁금한게, 이렇게 하면 실제로 여행 다닐 수 있는 수준의 돈을 벌 수 있느냐는 겁니다. 실제 보니깐 돈을 꽤 버나요. 

"프리허그 하는 러시아 분은 30분 정도 지켜봤는데 2000원 벌더라고요. 이 정도로는 여행비 마련이 불가능할 것 같고요. 팔찌 파는 터키 사람은 2시간에 1만5000원 벌었다더라고요. 그 정도 버는 수준이라면 어느 정도 여행하는 게 가능할 것 같습니다."

여행비를 모은다기 보다는 여행객으로서 이벤트를 스스로 연출하려 한다는 느낌은 없었나요?

"그런 측면이 있을 것도 같아요. 온 김에 추억도 쌓으려는 마음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취재를 한 김 기자 본인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악성댓글이라든지. 

"제목에 '한국이 만만해?'라는 표현을 넣어서, 이것 때문에 항의가 들어온 것은 있습니다"

왜 그런 제목을 다셨나요. 

"데스크의 결정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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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욱 기자, 크리에이터 신동물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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