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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원대에 '데이터 무제한'…스마트폰 요금제 확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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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요금을 차등화했던 통신사들의 스마트폰 요금제 구조가 바뀔 수 있을까.

KT가 30일 처음 선보인 '데이터ON' 요금제는 기존에 데이터 이용 한도에 따라 월 이용 요금이 달라졌던 '데이터 선택' 요금제와는 크게 달라졌다. 데이터 총 이용 한도는 요금제 구분과 상관없이 아예 사라졌다. 대신 요금제에 따라서 속도 제한은 차등해서 두기로 했다.

4만원대 써도 데이터 무제한…속도 제한 있어

KT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 바뀐 스마트폰 요금제와 로밍 요금제를 소개했다.

스마트폰으로 LTE(4세대 이동통신) 무선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KT 고객들은 그간 주로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이용했다. 총 9가지로 나눠진 기존 요금제는 월 3만2890원부터 월 10만9890원까지 가격이 세분화되어 있었다.

종전에도 음성 통화·문자 메시지는 요금제 가격과 상관없이 무제한으로 제공되었다. 다만 요금제 가격을 가르는 것은 데이터 제공량이었다. 가장 비싼 '데이터 선택 109' 요금제(월 10만9890원)는 한 달에 30GB까지, 매일 2GB까지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었다. 단 매일 2GB 이상 쓰면 5Mbps로 속도가 줄어들었다. 가장 저렴한 '데이터 선택 32.8' 요금제(월 3만2890원)는 한 달에 쓸 수 있는 데이터가 300MB밖에 되지 않았다.

KT가 30일 출시한 '데이터ON' 요금제 종류. 요금제에 따라서 속도 제한은 일부 발생하지만 한 달, 하루에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제공량에 한도가 아예 없어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자료 KT]

KT가 30일 출시한 '데이터ON' 요금제 종류. 요금제에 따라서 속도 제한은 일부 발생하지만 한 달, 하루에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제공량에 한도가 아예 없어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자료 KT]

이번에 새로 나온 '데이터ON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톡' 요금제는 월 4만9000원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단 누적 사용량이 3GB를 넘어가면 그때부터 1Mbps로 속도가 줄어든다. KT는 "속도가 줄어들더라도 SD(표준화질)급의 영상을 무리 없이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월 6만9000원의 '비디오' 요금제는 한 달에 100GB 이상을 쓰면 5Mbps로 속도 제한이 생긴다. 기존 '데이터 선택 65.8' 요금제(월 6만5890원)가 한 달에 데이터 10GB를 제공하고 그 이후에 속도 제한이 생겼던 것과 비교해본다면 속도 제한 없이 쓸 수 있는 데이터 제공량이 10배 늘어난 셈이다.

가장 비싼 월 8만9000원의 '프리미엄' 요금제는 데이터 이용 한도와 속도 제한이 아예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다.

KT가 30일 출시한 '데이터ON' 요금제는 기존 '데이터 선택' 요금제와 다르게 요금 구간에 따라서 데이터 이용 한도를 구분하지 않는다. [자료 KT]

KT가 30일 출시한 '데이터ON' 요금제는 기존 '데이터 선택' 요금제와 다르게 요금 구간에 따라서 데이터 이용 한도를 구분하지 않는다. [자료 KT]

통신사들 앞다퉈 데이터·로밍 할인책 발표

KT가 이처럼 요금제 구조를 대폭 바꾼 것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무선 데이터를 이용하는 형태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은 “모바일 데이터 소비가 텍스트·이미지 중심에서 영상·게임 중심으로 변화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중앙포토]

[중앙포토]

올해 들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파격적인 요금 인하 대책을 연거푸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멤버십 연간 할인 한도 폐지 ▶매일 로밍 통화 3분 무료 제공 ▶약정 할인반환금 유예 제도를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속도·용량 제한 없는 데이터 로밍 요금제 출시 ▶속도·용량 제한 없는 데이터 요금제 등을 도입했다.

통신사들이 앞다퉈 요금 할인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과도 관련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가 ▶선택약정할인율 25%로 상향 ▶노인·저소득층 요금 감면 ▶보편요금제 도입(규제개혁위원회 통과)안을 밀어붙이자, 통신사들은 "정부의 개입보다는 우리가 알아서 통신비 인하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가구당 통신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통신비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진 것도 이런 요금 개편안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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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일 로밍 통화 요금, 국내 수준으로 인하"

KT는 이번에 로밍 서비스 요금도 대폭 손질했다. 우선 1분 단위로 과금했던 로밍 요금을 1초당 과금으로 바꿨다. 그간 61초를 통화해도 2분 어치를 과금했지만, 이제는 61초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만 과금하게 되는 식이다.

30일부터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로밍 국가의 음성 통화 요금을 국내와 똑같은 1초당 1.98원을 적용했다. 기존 로밍 요금 대비 최대 95% 저렴해진 것이다.

또 200kbps 속도로 해외에서도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는 '데이터로밍 하루종일 톡' 이용 요금도 1일 7700원에서 3300원으로 대폭 인하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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