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메이저 1승' 세리나 "다른 엄마들도 할 수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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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위대했다.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37·미국·세계 451위)가 출산 후 처음으로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첫 승을 거뒀다.

프랑스오픈 1회전을 승리하고 손을 흔드는 세리나 윌리엄스. [AP=연합뉴스]

프랑스오픈 1회전을 승리하고 손을 흔드는 세리나 윌리엄스. [AP=연합뉴스]

윌리엄스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3919만7000유로·약 516억원) 사흘째 여자 단식 1회전에서 크리스티나 플리스코바(체코·70위)를 2-0(7-6 6-4)으로 제압했다. 윌리엄스의 메이저 대회 승리는 지난해 1월 호주오픈 결승전 승리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지난해 9월 딸을 출산한 윌리엄스는 임신과 출산으로 1년 넘게 투어 대회를 뛰지 못했다. 그러면서 세계 랭킹은 1위에서 현재 451위까지 떨어졌다. 올 1월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복귀하려 했으나, 출산 이후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아 불참했다. 그리고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2개 투어 대회에 참가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BNP파리바오픈에서 32강까지 올랐지만, 이어 열린 마이애미오픈에서는 1회전에서 탈락하며 불안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2개월 동안 갈고 닦은 윌리엄스는 프랑스오픈에서 제 실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윌리엄스는 주특기인 최고 시속 187㎞의 강서브를 앞세워 13개의 서브 에이스를 잡아냈다. 더블 폴트도 7개를 범했지만, 첫 서브의 80%(52번 중 42번)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프랑스오픈에 출전한 세리나 윌리엄스. [AP=연합뉴스]

프랑스오픈에 출전한 세리나 윌리엄스. [AP=연합뉴스]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에서 시드를 받지 못해 험난한 항해를 해야 한다. 그래서 대회 전 윌리엄스에게는 부당한 처사라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윌리엄스는 징계나 부상 등의 이유가 아닌 출산으로 인한 투어 대회 불참이었기 때문에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윌리엄스가 시드를 받지 못한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윌리엄스는 2회전에서 세계 17위 애슐리 바티(호주)와 상대한다.

상하의가 붙어있는 유니폼을 입고 나온 세리나 윌리엄스. [AP=연합뉴스]

상하의가 붙어있는 유니폼을 입고 나온 세리나 윌리엄스. [AP=연합뉴스]

윌리엄스는 이날 상의와 하의가 붙어있는 옷을 입고 나왔다. 폐색전증을 앓았던 윌리엄스는 출산 후 혈전으로 고생했다. 몸에 꽉 끼는 옷을 입으면 혈전이 생길 수 있어서 지난 3월부터 코트에서도 상하의가 붙어있는 바지 유니폼을 입고 있다. 경기 후 윌리엄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출산 이후에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엄마들에게 말하고 싶다. 내가 해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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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이후 3년 만에 프랑스오픈에 나서는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30위)도 2회전에 합류했다. 샤라포바는 예선 통과 선수인 리첼 호헨캄프(네덜란드·133위)와 경기에서 2-1(6-1 4-6 6-3)으로 승리했다. 윌리엄스와 샤라포바가 계속해서 승리하면 16강에서 만나게 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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