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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3년간 200회 핵 모의실험…미·중·러는 차세대 핵무기 개발 중

중앙일보

입력

중국이 3년 동안 약 200번의 핵폭발 모의실험을 하는 등 핵무기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실험 횟수의 5배가 넘는 수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중국 정부가 발표한 문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00번가량 핵폭발 모의실험을 했다. 반면 미국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0번의 모의실험을 했다. 한 달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중국은 한 달에 5번 꼴로 실험했지만, 미국의 경우는 한 달 1번에도 못 미친다.

'실제 핵실험'으로 따지면 미국이 압도적으로 많다. 미국은 1945년 이후 1000번 이상의 핵실험을 했고, 중국은 1964년 이후 45번에 그쳤다.

핵폭발 후 나타나는 버섯구름. [중앙포토]

핵폭발 후 나타나는 버섯구름. [중앙포토]

다만 핵폭발 '모의실험' 횟수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훨씬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폭발 모의실험은 고출력 가스총을 이용해 실제 핵폭발 시 발생하는 극도의 열과 압력, 충격파를 실험실 내에서 재연한다. 과학자들은 이 실험을 통해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중국은 쓰촨(四川) 성 미엔양(綿陽) 지역의 산맥 밑에 있는 지하 연구소에서, 미국은 네바다 주의 국립 연구소에서 이러한 핵폭발 모의실험을 하고 있다.

중국이 핵폭발 모의실험을 적극적으로 벌이는 이유는 최근 러시아와 미국이 차세대 핵무기 개발 경쟁을 벌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해안 도시들을 초토화할 수 있는 초강력 어뢰 등 차세대 핵무기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미국도 이에 맞서 1조2천억 달러 규모의 핵무기 업그레이드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미국은 원거리 공격에 쓰이는 전통적인 핵무기와 달리,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적군 지하 벙커 등에 강력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저강도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이 개발하는 차세대 핵무기도 근거리에서 적의 항공모함을 파괴하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제임스 루이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부소장은 "대중에게 그 현실이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핵무기 군비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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