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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과장·비방"광고「파스퇴르」우유|낙농전공학자 명예훼손 말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위원회가 6개월 간의 심의 끝에 「허위·과장·비방」광고행위로 판정을 내렸으나 이를 무시한 채 자기네 우유만이 「진짜」라는 선전을 계속하고 있는 파스퇴르우유(대표 최명재)에 대해 이번에는 낙농전공교수들이 학계의 견해를 밝히기로 결정하고 나서 부도덕상행위가 학계에까지 말썽이 되고있다.
낙농관련학과가 설치된 전국 28개 대학의 낙농전공교수 등이 중심이 된 한국유가공연구회 (회장 김영주 전남대교수)는 최근 광주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파스퇴르유업 측이 신문광고를 통해 일부 교수들에 가한 명예훼손 인신공격에 대해 공개사과를 요구키로 했다.
유가공연구회는 성명서에서 파스퇴르 측의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광고행위에 대해 『파스퇴르우유와 일반우유가 별 차이가 없다』는 학계의 공식입장도 밝힐 방침이다.
한편 「흰쥐실험결과 파스퇴르우유의 영양가가 기존시유보다 더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던 성균관대 강국희 교수(낙농학)는 연구회이사회에 참석, 자신의 연구가 파스퇴르 측으로부터 7백만원의 연구비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고 시인하고 연구실험이 미흡한 것인데도 파스퇴르 측이 멋대로 광고선전에 이용했다며 파스퇴르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공개사과요구=73년 결성된 유가공연구회는 유가공관련학과가 있는 전국 28개대 교수들과 68개 낙농업체 및 연구·출판기관 관계자들의 단체로 지난달 22일 광주에서 이사회를 갖고 파스퇴르우유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낙농전공교수·유가공전문가들은 파스퇴르우유가 기존시유와 큰 차이가 없는데도 과장광고를 하며 낙농전공학자들에게까지 근거 없는 인신공격을 자행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성명서를 통해 공개사과를 요구키로 결정했다.
이사회는 파스퇴르유업 측이 건대축산과 Y교수와 유가공협회 장 모상무 등이 신문·잡지에서 밝힌 일반우유에 대한 견해에 대해 지난 3월1일, 5월1일, 5월15일, 6월1일 자 일간신문광고를 통해 「학자답지 못한 언동」「무지한 말」「망발」「비양심적인 궤변」「비과학적이며 특정상품의 판촉행위에 불과」등으로 매도하며 파스퇴르우유만이 영양가 높은 진짜상품으로 선전해 봤다고 밝혔다.
◇영양실험= 지난달 7일 한국식품위생학회 주최 학술심포지엄에서 「저온살균우유가 기존의 고온 순간살균우유보다 영양가가 더 높다」는 흰쥐실험결과를 발표했던 성균관대 강 교수도 이날 이사회에 참석, 자신의 실험이 완벽하지 못했다는 점을 시인하고 자신의 실험결과를 판촉용 홍보물로 이용한 파스퇴르 측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이사회에서 『우유 영양가에 대한 흰쥐실험의 경우 최소한 1개월 가량은 소요되어야하는데 1주일 결과만 가지고 발표한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시인하고『따라서 이 실험결과를 중간발표라는 단서를 달았는데도 파스퇴르유업 대표 최씨가 이 단서를 뺀 채 나와 아무런 상의도 없이 홍보전단 2O만장을 찍어 판촉물로 이용, 교수의 명예를 훼손하고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침해와 관련, 이미 강 교수는 문공부「저작권조정심의위원회」에 조정을 의뢰했다.
파스퇴르유업 측은 우유 영양가 실험과 관련, 강 교수에게 연구비 명목으로 7백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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