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평가단 “국민연금, 걱정되네 걱정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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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기금평가단이 국민연금기금 운용 조직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운용본부장 10개월 공석 사태에 본부의 지방 이전에 따른 인력 이탈이 겹쳐 문제가 있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8년 기금평가결과’를 21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기금평가단은 매년 기금의 자산운용실적과 존치 여부 등을 평가한다. 특히 국민연금의 경우 기금운용평가단 내에 5명 이상의 전담팀을 별도로 구성해 평가한다.

평가단은 지난해 국민연금에 전년과 같은 양호 등급을 부여했다. 연 수익률이 7.28%로 전년(4.69%) 대비 상승하는 등 글로벌 5대 연기금과 비교했을 때 위험관리 역량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자산운용 전담조직의 전문성은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평가단은 “지난해 7월 이후 기금운용본부장의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현 체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부족하다. 또 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에 따른 인력 이탈 방지와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외에 무역보험기금 등 46개 기금의 자산운용 체계ㆍ정책과 수익률 등에 대한 총 평점은 72.9점으로 전년의 72.6점보다 소폭 상승했다. 주식 해외투자 등으로 분산투자를 한 사회 보험성 기금(3.49→6.25%)과 적극적 자산운용 노력을 기울인 사업성 기금(1.56→2.20%)은 전년보다 상승했지만, 국고채 등 채권 외 투자에 제약이 있는 금융성 기금(1.64→1.42%)은 하락했다.

각 기금의 사업성과와 여유 자산 운용실적(자산운용)을 평가해 ‘탁월’과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아주 미흡’ 등급을 매긴 결과, 근로복지진흥기금, 문화예술진흥기금, 방송통신발전기금, 중소기업창업및진흥기금 등 7개 기금이 탁월 등급을 받았다.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 등 10개 기금이 우수, 공무원연금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언론진흥기금 등 21개 기금이 양호, 주택도시기금과 군인연금기금 등 6개 기금이 보통,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이 아주미흡 등급을 받았다.

고용보험기금 등 34개 기금을 대상으로 한 존치 타당성과 사업과 재원 적정성 평가 결과, 과학기술진흥기금과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은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해 조건부 존치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32개 기금은 존치가 타당한 것으로 평가됐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 등 3개 기금의 4개 사업은 통폐합하고 농산물가격안정기금 등 7개 기금의 11개 사업은 제도개선이 권고됐다. 국유재산관리기금, 장애인고용촉진 및 재활기금, 근로복지진흥기금, 임금채권보장기금 등 과다한 자산을 보유한 4개 기금은 일반회계전출이나 공공자금관리기금 예탁 등을 권고받았다.
세종=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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