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이명박 효과' 낚아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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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강금실(사진) 전 법무부 장관이 7일 청계천을 찾았다. 한나라당 소속 이명박 서울시장이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시정 성과물을 입당 후 첫 방문지로 잡은 것이다.

강 전 장관은 "도심 한가운데에 시민의 공간을 만든 청계천 복원 공사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곤 "관리비가 많이 드는 등 문제점이 많지만 청계천을 승계하고, 시정의 연속선상에서 문제점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내건 '정책의 연속성과 수용성'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이명박 효과'까지 낚아채려는 이중 포석으로 보인다.

청계천 방문은 강 전 장관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명박 시장의 전리품을 찾아나선다는 점에 난색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냥 밀어붙였다. 논리는 이번 선거의 어젠다로 잡고 있는 새로운 정치였다.

강 전 장관은 이날 청계천변의 전태일광장에도 갔다. 전태일 기념상 제작 때 기부금을 낸 사람들의 명단이 적힌 동판엔 강 전 장관의 이름도 있었다. 이소선(전태일 열사 어머니)씨를 만나서는 "항상 낮은 곳에서 약자를 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했다. 이날 강 전 장관 주변에는 끊임없이 시민들이 몰려와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강 전 장관은 "정치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거리에서 시민들이 알아보고 손을 흔드니 기분이 묘하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이날 저녁에는 유인태 서울시당위원장이 주최한 당 소속 서울지역 의원모임에 참석해 먼저 경선 출마를 선언한 이계안 의원에게 "아름다운 경선을 하자"며 꽃다발을 전달했다. 그러고는 "이 의원의 능력과 인품이 뛰어나지만 시정에 대한 열정을 제가 압도해 반드시 경선에서 이기겠다"며 "경선이 끝나면 나중에 선거대책본부장으로 도와준다고 말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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