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이 오상진과 결혼 1주년에 남긴 글 “난 아무것도 몰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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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소영 인스타그램]

[사진 김소영 인스타그램]

M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소영이 남편 오상진과 결혼 1주년을 맞아 소감 글을 올렸다.

김소영은 지난달 30일 인스타그램에 “아주 많이 사랑해야 결혼이란 걸 할 수 있다. 그때는 제법 확신을 갖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 와 생각하니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고 적었다.

그는 “서로 수십 년 떨어져 살던 두 사람이 한집에 살며 진짜 가족이 된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아 언제든 헤어지면 남”이라며 “그렇기에 결혼은 더 많은 노력과 행운이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결혼이 성공적인지 아직 속단은 이르지만, 언제까지나, 내가 한 해 동안 당신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받았다는 걸 잊지 않을게”라고 전했다.

MBC 아나운서 선후배 사이로 만난 김소영과 오상진은 지난해 4월 30일 결혼식을 올렸다.

김소영의 글 전문.

아주 많이 사랑해야 결혼이란 걸 할 수 있다. 그때는 제법 확신을 갖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와 생각하니 나는 정말 아무 것도 몰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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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에게 얼마나 많은 모자란 점을 보여주게 될 지, 늘 어른인 척 하던 그의 약한 모습은 언제 드러날지.
우리는 과연 얼마나 오래 서로를 귀여워하며 언제까지나 뜨거울 수 있을지, 콩깍지는 과연 벗겨질지, 혹시 상대의 자는 모습이 못나보이고 체취가 싫어지는 순간도 올지.
우리는 어떤 순간 언성높여 싸우게 될지, 닿기조차 싫은 순간도 있을지, 부부의 사이좋은 상태란 과연 무엇인지. 연인일 때와 무엇이 그리 달라서 다들 결혼 결혼 하는 건지.
나의 가장 추하고 초라한 모습도 눈물로 안아주는 사람이 진짜로 생길지, 이 사람이 없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지.
이 모든 것을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결정하다니, 급기야 신비롭게 느껴지는 것이 결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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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수십 년 떨어져 살던 두 사람이 한 집에 살며 진짜 가족이 된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아 언제든 헤어지면 남이다. 그렇기에 결혼은 더 많은 노력과 행운이 필요한 것 같다.
서로의 노력과 얼마간의 행운으로 순식간에 1년이 지났다. 자정이 되자 남편은 결혼 축하 노래(?)로 애교를 주었는데, 나는 1년 간 서로 감사한 점과 아쉬운 점을 말해보자고 했고 순간 아차 했다. 이런 나를 늘 웃게 하고 살 맛나게 해줘서 고맙다.
우리 결혼이 성공적인지 아직 속단은 이르지만(넘 냉정한가), 언제까지나, 내가 한 해 동안 당신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받았다는 걸 잊지 않을게.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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