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아들 측 “자유한국당 의원들 사과받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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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 김성룡 기자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 김성룡 기자

고등학교 재학 시절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낸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의 아들 측이 사과를 받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교수는 문재인 정부 첫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몰래 혼인신고’ 등 논란으로 지난해 6월 자진사퇴했다.

당시 안 교수 아들은 2014년 고교 2학년 때 같은 학교 여학생을 기숙사에 불러들인 것이 적발돼 퇴학 위기에 놓였다가 추가 심사에서 징계 수위가 낮아졌다. 이 과정에서 안 교수가 선처를 요구하는 편지를 교장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을 포함해 곽상도·김석기·김진태·여상규·윤상직·이은재·이종배·전희경·정갑윤 의원 등 한국당의 ‘서울대 부정입학의혹사건 진상조사단’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며 감사원 감사를 요구했다.

안 교수 측은 안 교수 아들이 ‘남녀 학생이 단둘이 밀폐된 공간에서 같이 있으면 안 된다’는 교칙을 위반한 것이 문제가 돼 상대 여학생과 함께 동등한 징계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성폭력을 행사한 학생으로 허위 비방했다고 맞섰다.

이후 안 교수 아들 측은 지난해 7월 “허위사실에 기반해 ‘남녀 학생 간 교제’를 ‘남학생의 성폭력’으로 허위 중상해 돌이킬 수 없는 명예훼손을 초래했다. 주 의원 등 10명이 기자회견을 통해 명백한 허위사실을 배포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단독(송인우 부장판사)에서 열린 첫 변론기일에서 안 교수 아들의 소송대리인은 “판결을 받는 것도 목적이지만, 그보다는 사과가 목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대리인은 “판결문을 받아내는 방식이든 사과를 받든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는 것”이라며 “사과하겠다고 하면 화해권고 결정까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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