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0원도 불안 환율 닷새째 하락 1$ = 953.5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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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원-달러 환율이 닷새 연속 하락하며 950원대 초반까지 밀렸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원 떨어진 953.5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행이 5억 달러가량의 달러화를 사들이는 시장개입에 나섰지만 쏟아지는 달러화 매물을 감당하지 못했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 행진으로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넘치는 데다 해외시장에서의 달러화 매도 주문도 줄기차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보유 달러를 줄이기 위한 주문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었다.

환율이 급락하자 이날 오전 한덕수 재정경제부 부총리와 이성태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전격 회동해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부총리와 한은 총재가 현 경기상황과 환율 급락의 충격파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가능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달러화는 개장 직후 오름세로 출발해 962.0원까지 올랐으나 뉴욕.런던.홍콩 등 역외시장에서 매도 주문이 끊임없이 들어오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결국 환율은 장중 한때 951.6원까지 밀려 95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매수세가 자취를 감춰 향후 시장흐름을 가늠하기 힘들다"며 "950원 선이 무너지면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투매양상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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