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맺힌 한 풀어지려나…|「7.7선언」시민들 대체로 긍정적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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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40년 민족의 한이 서린 분단장벽이 없어지려나.』 시민들은 노대통령의「7.7선언」에 설레는 기대를 보내며 환영했다.
7일 오전9시. 직장과 가정, 버스터미널과 역등에서는 시민들이 TV에 눈을 모으고 『진작 있었어야할 일이었다』며 대통령이 제안한 6개항 하나하나를 새겨들었다.
특히 실향민들은 고향땅을 다시 밟을수 있으리란 기대에, 재야인사와 학생·각종 사회단체들도 경색된남북관계에 숨통이 틔게됐다며 자칫 국론분열 우려까지 낳았던 활발한 통일논의에 발맞춘 시의적절한 선언으로 받아들였다.
어떤 시민은 『금강산구경하게 되느냐』는 소박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앞으로는 자유로운 통일논의의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고 우리사회 내부적으로도 화합을 다져나가는 자세가 성숙돼야 한다』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박영재교수(연세대·사학)=조금 더 일찍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일단 반갑고 환영할 일이다.
이번 선언과 같은 정신으로 우리사회 내부적인 화합을 다져나가는 것이 우선적 과제가 될것이라 생각된다.
◇안동일씨(변호사)=남북관계개선을 위한 전향적 자세로 받아들여지며 통일의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그동안 정부와 전유물처렴 여겨졌던 통일논의나 남북문제를 적극적이고도 다원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려 한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생각된다.
◇백기완씨(통일문제연구소장) =자유로운 통일논의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선언이므로 정부주도·정권안보 차원의 발상이라고 밖에 볼수 없다. 이산가족교류등 피상적 조치보다는 민중주도의 정치회담과 통일논의의 법적 보강등이 실질적 사업이라고 생각된다.
◇박형규씨(목사)=경색되어있는 남북관계를 완화시키고, 또 최근 각계각층의 통일논의가 활발한 시점에 어울리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져 일단 환영한다.
그러나 7.4공동성명에 포함됐던 「상호비방금지」내용이 포함되지 않은것이 유감이며, 자유로운 왕래나 교류를 보강한다면 먼저 국가보안법이란 규제법이 완전폐지돼야 할것으로 본다.
◇계성일 씨 (이북5도민회사무총장)=북한에 처자를 둔 실향민으로서 이번 제의는 여태까지의 대북제의와는 달리 가장 피부에 와 닿는것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이 아직도 무력적화통일노선을 버리지않고 있다는점에 유의, 자칫 국론분열로 이르지않도록 조심해야 할것이다.
◇변화운씨(29·회사원)=이번 대통령의 6가지 대북제의는 획기적이며 온국민이 열망하는 통일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남북교역에 대해서는 이미 힝가리·소련등 공산권국가에서도 무역사무소설치등 서로 교역의 발판을 다지고 있는 상태에서 동족간의 교역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남철씨(49·상인)=살아생전에 북에 두고온 형제들을 못만나 볼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꿈만 같다. 최근대학가의 통일논의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수용, 온 국민의 힘으로 이같은 정책을 밀고나가야 할것이다.
◇송준원군(22·서울대경영4)=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한다. 통일논의는 정부의 독점물이 될수 없으며 남북한의 다양한 교류는 상호 신뢰와 이해를 높임으로써 통일여건 마련에 기여할 것이다.
정부는 나아가 각계에서 다양하게 일고있는 통일논의를 보장하고 통일에 관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해 나가야할 것이다.
◇임동승씨(삼성경제연구소 소장)=남북쌍방의 제안이 상호대결과 불신속에서 선전적 성격을 다분히 띠었던 것에 비하면 이번 제안은 남북간의 참된 화해의 실마리를 찾고자하는 진실과 성의가 담긴 모처럼의 참신한 제안이라 할수 있다.
◇최정인씨(26·주부 서울월계동삼호APT34동1403호)=부모님 모두가 이산가족이라 사회각계에서 통일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걸 보고 고향방문이 부모님 살아생전 이뤄질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대통령의 담화문발표는 부디 지난 7.4남북공동성명이후처럼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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